구름과 노을의 안식처


AUGUST 社의 작품에 대한 분석과 오해 에로게이야기


 안녕하세요. 본래라면 '양치기' 시나 리오들에 대한 단평이 먼저지만, '어거스트에 대한 오해와 분석'이라는 타이틀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기에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100% 개인적인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으므로 '옳다, 그르다'보다는 '근거와 논리'위주로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따라서 하나의 '견해'로 받아들여 주시길 바랍니다.


['학원물'을 기본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달과 지구'라는 독특한 소재로 풍부하고 깊은 이야기를 끌어냈다]

 우선 AUGUST의 작품은 대표작이자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새벽녘보다 유리색인(이하 요아케나)'를 시작으로, 'Fortune Arterial(이하 FA)', '예익의 유스티아(이하 예익)' 그리고 올해 신작 '대도서관의 양치기(이하 양치기)'가 있다. 물론 요아케나 이전의 작품도 있지만, AUGUST社가 본격적으로 착수했던 작품은 요아케나라고 본다. (홈페이지에서도 대표작으로는 위의 4작품을 걸고 있다.)

[마찬가지로 '학원물'을 기본으로 하되, 독특한 설정의 '흡혈귀'라는 소재를 들고 나와 '가족'이라는 소재와 함께 이야기를 전개시킨 참신한 작품이었다.]

 게임 회사, 특히 브랜드 회사라면 그 회사만의 게임 '철학' 또는 '이념'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겉으로 드러나는 건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것들이기에 줄곧 AUGUST의 이미지는 원화가 '벳칸코' 氏가 90%이상은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에로게 유저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이미 유명인이기도 하고, AUGUST의 모든 작품들을 홀로 책임지기도 한 숙련된 베테랑이자 이제는 AUGUST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다. 몇년 전과는 달리 많은 게임 회사들이 '전속 스탭'을 잘 두지 않는 경향과는 달리, 어찌보면 AUGUST는 극단적인 '자회사'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원화가, 작곡, 연출, 감독...등등의 거의 모든 스탭이 요아케나때부터 이어져 왔다. 하지만 '벳칸코'씨가 아닌, 작품 자체를 보고 평가받고 있는 모습에서 AUGUST가 조금은 그들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고 보여진다.

[AUGUST의 기존의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모험이었고 과감한 도전이었다. AUGUST의 새로운 가능성과 능력을 보여준 작품. 그러나 AUGUST가 추구하고자 했던 것들은 역시 빠지지 않고 들어 있다.]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AUGUST의 경우 전체적인 이야기을 관통하는 4가지 '특징'가 있는데 바로 '학원물'이라는 장르에 대한 애착과 '형제, 부모로 상징되는 가족의 의미와 가치', '설정과 플롯에 치중하기보다는 인물의 내면 강조', 마지막으로 '참신하지만 현실적인 상상력'을 들 수 있다 . 이 세 가지가 AUGUST의 작품이 갖고 있는 경쟁력이자 동시에 장단점이 된다.


[AUGUST의 특색을 가장 잘 드러낸 작품. AUGUST가 추구하는 '도서부에서 학생회로 이어지는 학원물'과 '가족과 부모의 부재로 인한 갈등', '양치기라는 소재를 통한 내면의 조명' 그리고 '양치기라는 설정의 현실적 재해석'이 풍성하게 포함되어 있다. AUGUST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전부 들어가 있는 AUGUST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요아케나'에서는 '아버지'로 인해 와해된 '가족'과 '정'으로 이어진 '가족'에서 자란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결국 결말을 향하는 '키포인트'는 주인공이 그토록 원망했던 '아버지'였고 '아버지'와의 갈등을 해소함에 따라 이야기의 결말로 다다랐다.  그리고 '요아케나'에서 중심이 되는 '로스트 테크놀로지'가 지구와 달, 그리고 주인공과 아버지의 갈등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 그 후속작 '신시아' 시나리오의 현실적인 상상력과 그 결말은 AUGUST가 어떤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고, 어떤 가치를 이끌어내며 무엇을 중요시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FA'에서는 '철새'로 상징되는 주인공의 결코 행복하지 않은 가정사와 개인사. 참신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흡혈귀'와 그 진실을 규명하여 해소되는 '센도우 家'의 갈등 해소. 그리고 그 속에서 강조되는 진정한 '가족'과 인연의 의미가 부각된 작품으로, 결말은 '흡혈귀물'도 아닌, '학원물'도 아닌 결국엔 '가족물'이 된 작품이었다. 그리고 단적으로 각 히로인별 엔딩을 통해서는 '슬픈 현실적 결말'을 몇몇 보여줬다.
 많은 이야기를 몰고 온 '예익'은 AUGUST가 처음으로 시도한 '중세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이야기로 '공중도시'와 '천사의 날개'라는 참신한 소재로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역시 이 작품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 '형제로 상징되는 가족의 갈등'과 독특한 소재를 통한 인물과 세계 간의 갈등의 해소, 그리고 '비극적이지만 현실적인 결말' 등 AUGUST가 꾸준하게 선보인 가치들이 곳곳에 내제되어 있다. 또한 이 작품에는 '선택'과 '삶의 의미'라는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이야기를 전개시켜 이야기의 플롯과 함께 인물들의 내면 묘사도 충실하게 반영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위의 작품들의 이야기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다른 회사의 작품들과는 깊이가 다른 내면 심리 묘사와 변화의 과정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스토리-플롯' 중심의 전개로 이루어져 있다면, AUGUST의 작품들은 '내면 심리 상태의 변화' 중심의 전개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주인공을 비롯한 인물들의 '독백'이 대사의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FA의 트루 시나리오를 들 수 있는데, FA의 트루 시나리오는 플롯 자체가 무척 단순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물들 간의 심리와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다. '예익'에서도 면밀히 드러나는데, 마지막 시나리오에서는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지만, '티아'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과 '도시'에 대한 이익 간의 주인공 내면의 갈등이 대부분이다. 이번에 나온 '양치기'에서는 이 '독백'이 전작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분량이 늘었다. 물론 엄연히 '게임'이니만큼 소설과 같이 '100% 심리 묘사'로 이루어지진 않았지만, 他社의 작품들과는 다른 수준의 깊이와 메시지를 던져준다. 요약하자면 거시적으로 보자면 AUGUST의 작품들은 매우 단순한 구조의 플롯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미시적으로 접근하면 매우 복잡한 '인물들의 내면'에 의한 프로세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것을 부각시키는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간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다른 회사의 작품들처럼 화려하지도 않으며 플롯 자체가 치밀하거나, 반전이 있으며 커다란 놀라움을 선사하거나 하지는 않으며 대체로 예상 가능한 결말을 맞이한다. 하지만 다른 회사의 작품들과는 달리 인물이나 주인공에 '몰입'하게끔 한다. 전작 '예익'의 결말에 모두가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안타까운 결말 때문만은 아니다. 플레이어와 '카임'이라는 캐릭터가 일체화되었기 때문. '카임'의 독백으로 인하여 유저는 카임에게 공감하게 되고 몰입하게 된다. 이번 작품 '양치기'에서 또한 제대로 된 사람의 감정을 갖지 못하는 주인공에서부터 마지막에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 한 명의 히로인과 맺어지는 그 과정이 단순히 플롯의 전개로 인한 것이 아닌 철저한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과 그것을 해소하고 극복해내는 내면의 독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상당했다.
 하지만 플레이어들은 '예익의 유스티아'처럼 화려하며 반전이 있으며 극적인 이야기를 원한다. 때문인지 AUGUST의 작품이라는 이유보다는 그 '예익'을 만든 회사의 다음 작품이라는 것에서 모두가 많은 기대를 한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상 이 작품의 뚜껑을 열어보니 자극적인 맛의 볶음밥이 아닌 소복하게 담긴 잡곡밥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그 잡곡밥은 영양이 무척 풍부해서 볶음밥보다 많은 것을 우리들에게 남길 수 있었다. 필자는 대담히 말하고 싶다. '자극적인 볶음밥'을 먹고 싶으면 다른 회사의 작품에 기대를 걸어 보라고. '예익의 유스티아'조차도 엄밀히 따지면 '자극적인 볶음밥'은 아니었다. '잡곡' 자체가 풍성하고 화려해서 그렇게 보였던 것일 뿐.
 작가인 '사카키바라 타쿠 氏'가 그리는 세계, 이야기, 메시지는 바로 그런 것이다. 이 분의 지금까지의 AUGUST의 작품들은 모두가 결국 자칫 '인위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강한 메시지의 전달이자 호소였다. '요아케나'에서는 화합의 메시지를, 'FA'에서는 진정한 가족, 친구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예익'에서는 인생의 의미와 그 속에서의 선택에 대한 강조를, 이번 '양치기'에서는 소외된 개인이 공동체 속에 녹아드는 과정과 그 의의를 플레이어에게 은연 중에 혹은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때문에 이러한 메시지를 캐치해야 본 작품들을, 작가의 메시지를, AUGUST의 철학과 신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각자가 다른 생각과 고민을 품고 이 곳에 모였다. 점차 도서부라는 공동체 속에서 자신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한다. 그리고 성장한다. 6명 모두가 만들어 내는 고리 안에서 하나가 된다. 잊고 있던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 We are ring on your way!]


 혹자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게임'에, 그것도 '에로게'에 이런 심오한 메시지를 담아서 무얼 하느냐고. 하지만 '에로게'이기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대중적으로 사랑 받음과 동시에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날개를 펼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갈수록 척박해지는 이 업계에서 AUGUST는 축복받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미 에로게의 '블리자드'이다. 그러니 오해하지 말자. 그들은 '볶음밥'보다 더 맛있는 '영양밥'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무엇보다 이번 신작을 통해 다른 업계보다 차원이 다른 한층 높은 수준의 퀄리티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는 AUGUST. 벌써부터 차기작이 기대된다.



 P.Say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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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링고 2013/01/28 22:47 # 답글

    최신작인 대도서관의 양치기는 어떻게 접하시게 되었나요? 글에 해당 작품을 언급해 주셔서 조금 궁금함이 생겼습니다.
  • 2013/01/29 00:2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링고 2013/01/29 00:50 #

    다름이 아니라 다른 분들이 대도서관의 양치기 이 게임이 재미있다고 권해 주시더군요. 조만간 지를 생각인데, 어거스트 사의 게임은 이번이 처음 접하는 터라 마침 소개를 잘 해 주셨네요. 글 잘 보았고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 어거스트빠 2013/01/28 23:24 # 삭제 답글

    대도서관의 양치기 서평 잘 봤습니다 ^^

    님께서는 개인적으로 어떤 히로인이 가장 호감이 높으셨나요??

    어떤 히로인이 가장 좋았고 시나리오적으로도 좋았는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하운나래 2013/01/29 11:29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캐릭터는 '스즈키 카나'라는 캐릭터입니다. 굉장히 사실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인물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나리오는 히로인별 노멀 엔딩에서 고르자면, 역시 '스즈키 카나' 시나리오가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습니다. 플롯 자체는 무척 단순했는데, 주인공과 카나의 심리가 잘 드러나있었다고 봐요.
  • 꿈다 2013/04/24 19:17 # 삭제 답글

    아..대도서관의 양치기 지뢰라는 사람도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억지스러운 설정에 억지스러운 반전이나 결말로 치닫아버리는 몇 몇 게임보다 훨 좋네요. 저 역시 스즈키 카나의 캐릭터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개성적인 캐릭터야 어쩔 수 없다쳐도 그 내면은 평범한 소녀의 그것을 그대로 담지 않았나 싶네요.
  • 하운나래 2013/04/24 20:24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나리오 라이터인 '사카키바라 타쿠' 氏는 억지스러운 전개가 비교적 적은 편이었습니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유저들이 현실의 학교 생활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욱 자연스러우면서도 리얼하게 구성했다고 봅니다. 그 정점에 있는 히로인이 스즈키 카나라는 캐릭터가 되겠지요. 말씀하신대로 개성적이면서도 평범한 소녀의 고민, 갈등을 잘 접목시켜서 전래없는 인기를 몰고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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