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노을의 안식처


~소녀 이론과 그 주변(乙女理論とその周辺)~ 리소나 시나리오 플레이 후기 미소녀 게임 단평



[왜 아직도 메이드복을 입고 있는 겁니까~??!]



 지난 7월 26일에 발매한 Navel 社의 최신작, '소녀 이론과 그 주변(乙女理論とその周辺-Ecole de Paris-)'에서의 메인 히로인, '오오쿠라 리소나'의 시나리오를 이제야 끝냈습니다. 시나리오의 양도 공통 루트를 포함해서 꽤 길었던 탓에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만, 긴 시나리오 내내 설정을 위한 초반부를 제외하면 중반부 이후부터는 스피디하면서도 떡밥들이 팡팡 터지는 이야기로 지루할 틈이 없이 전개됩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의 '리소나'는 곧, '오오쿠라' 가문의 핵심이며 얽히고 성킨 그 가문의 갈등을 푸는 핵심의 열쇠로 작용합니다. 물론 주인공인 유우세이와 함께 말이죠.
 스포일러가 되는 부분이 중후반부부터 무척 많아서 자세한 것은 직접 플레이하시며 즐겨주시면 되겠습니다. 다른 히로인 2명과 구입 특전인 본편의 히로인 4명의 애프터 스토리도 마저 플레이한 후에 전반적인 단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우선 리소나의 시나리오에 대한 간단한 감상과 평만.
 한 마디로 줄이자면, 'Marvelous!(우수한, 훌륭한)'입니다. 리소나 시나리오만 따지고 본다면 100점 만점에 90점은 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많은 분들이 플레이 해보셨을, UNISONSHIFT 社의 '그대의 흔적은 잔잔히 흔들리며'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본편에서 다루지 못한 한 히로인의 이야기를 '작정'하고 심도있게 파고 들어가 호평을 받은 작품이었고 개인적으로도 잘 짜여있는 이야기였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작품과 본편과의 관계도, 또한 완성도와 이야기 자체도 '그대의~'와 비교해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오히려 더욱 풍성하게 살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이 '소녀 이론과 그 주변'입니다.
 솔직히 본편에서는 되려 시나리오에 대해서 꽤 많은 비판을 받았었지요. 정작 중요한 '오오쿠라' 가문의 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고 주인공에 대해서나, 이온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막을 밝히지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초반 프롤로그 부분의 '여동생'과 관련된 떡밥은 전혀 회수하지 않고 서브 히로인보다 못한 대우였던 탓에 많은 이들이 분개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후속작이자 '팬디스크'인 '소녀 이론과 그 주변'은 본편에서 다루지 못한 '본격적인' 이야기를 '제대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갖가지 양념과 조미료를 첨가해서 말이죠. 작품의 퀄리티를 따지고 보니, 이는 도저히 본편이었던 '달에 다가서는 소녀의 작법'이 발매된 이후에 제작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퀄리티인지라, 분명히 '이미' 본편을 만들기 시작할 때, '달에 다가서는 소녀의 작법' - '일본편'과 함께 '소녀 이론과 그 주변' - '파리편'을 함께 구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본편과의 설정 및 떡밥의 톱니바퀴가 모두 완벽하게 맞아 떨어짐과 동시에 남김없이 회수하여 조화를 맺는 이야기의 구성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작품의 순번을 정해서, 2부작이라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일본편'에서의 '배드 엔딩'을 근간으로 하여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파리편'이기 때문에 완전한 2부작이며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보긴 어렵고, 일본편을 포함하여 '파리편'과 함께 여러 이야기 루트의 하나하나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아래는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이야기의 분기를 설명한 도식입니다.
 
[일본편에서의 'BAD END'를 시작으로 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번 작품, '소녀 이론과 그 주변'이다.]

 이와 같은 구성인 탓에 2부작이라고 하긴 어렵고, 무대의 배경도 일본에서 파리로 옮겨지기 때문에 '외전'이라고 하는 것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나마 가깝다고 봅니다. 오히려 시나리오만 따지고 본다면 파리편의 '리소나' 시나리오가 '트루 엔딩'에 가깝지 않나, 싶을 정도로 본편에서의 부족했던, 그리고 '필요했던' 이야기를 모두 다루며 갈등을 해소하고 있습니다. 물론 Navel 社에서는 특정의 루트를 '정사(正史)'로 지명하진 않고 저 모두를 'IF'의 이야기로서 개방적인 멀티 엔딩이라 단정짓고 있기 때문에 어떤 히로인과의 이야기가 올바른 '트루 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저로서도 리소나 엔딩 이외의 엔딩을 보지 않았고, 또한 어찌보면 가장 '핵심'이 될 '루나 애프터 스토리'를 아직 플레이하지 않았기에 이야기의 완성도를 '리소나>루나'라고 단정지을 순 없습니다. 허나 분명한 것은 어떤 히로인과의 이야기가 되었든 간, '오오쿠라'의 가문의 이야기는 반드시 등장할 것이며 어느 방식으로든 해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세부적으로 리소나의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오오쿠라 가문의 갈등의 근원을, 그리고 '이온'과의 응어리를 해소함과 동시에 '번데기'에 지나지 않았던 '리소나'의 꿈과 재능을 '나비'로 바꾼 깔끔한 '성장' 스토리는 제가 무척 좋아하는 이야기 방식이기도 한지라 플레이 내내 감탄하면서도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본편에서 다루지 않았던 여러 '내막'들을 거침없이 파헤치면서 깊이 있게 들어가며 몇 몇 중대한 이벤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어가는 이야기 구조, 그리고 최대한 '합리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의 전개는 앞으로의 이야기를 예상하지 못하게끔 만들어 작중의 몰입도를 굉장히 높였습니다. 작중의 모든 인물들이 버려지지 않고 제 역할을 다 하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는 것도 작품의 퀄리티를 높여줬습니다. 때문에 플레이 시간은 길었지만 오히려 만족스러운 퀄리티였기에 전혀 길게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다만 이 이야기에도 나름의 아쉬운 부분은 있었습니다. 기승전결의 '기, 승, 전'까지는 거의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합리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전개가 되어 이야기의 긴장도가 팽팽하게 유지되었습니다. 하지만 '결'의 부분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었던 긴장의 끈이 살짝 느슨해지면서 다소 급박한 '해피엔딩'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런 결말이 '최선'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기, 승, 전'에 있었지 이야기의 결말을 맺는 '결'에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어차피 점진적인 해피 엔딩의 '현실적인' 해피 엔딩을 보여줄 바엔 임팩트 있게, 무거웠던 것을 다소는 가볍게 한 번에 '해결'해버리는 것이 클라이맥스의 부분도 살리면서도 본작이 보여주려 하는 '성장'의 모티프와 일치한다고도 생각합니다. 즉, 어차피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행복한 결말로 나아가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을 길게 보여줄 필요는 없다, 차라리 한 번에 클라이맥스와 함께 승화시켜 짧고 굵게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라는 것이죠.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다 보여줬기에 질질 끄는 것보다는 깔끔하고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 들을 모두 묶어서 '리소나'의 이야기는 본편을 플레이하신 분들에겐 무척 만족스러울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꽤 만족하고 있습니다. 작년 10월에 '일본편'이 발매했을 때는 10주년 기념 작품이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스즈히라 히로 氏가 참여한 작품, 여장남자가 주인공인 이제는 다소 식상한 작품이라는 점이 첫인상이었고 실제 시나리오도 꽤 구멍이 많았지요. 본편은 때문에 이런 이야기도 있다, 라는 것을 나름 화려하게 보여주는 '시도'에 불과했다면, 9개월 이후에 발매된 이번 작품은 그 '시도'를 '완성'하여 마무리짓고 있다고 봅니다. 불륨 충실한 애프터 스토리가 그것을 뒷받침하고 있고요.
 이제 겨우 이 작품의 1/7밖엔 하지 못했습니다. 섣부르게 좋은 평을 내릴 순 없겠으나 리소나의 이야기만큼은 좋은 이야기라고 단언지어도 좋을 것입니다. 바로 나머지 두 히로인과 숨겨진 루트를 공략한 후에 애프로 스토리로 돌입하려 합니다. 그럼 며칠 후에 다시 뵙겠습니다.

P.S. 이 작품의 타이틀도 본편과 같이 나름의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소녀'는 역시 '아사히'를, '이론'은 '리소나(理想奈)와 오오쿠라 가문', 합쳐 소녀 이론은 오오쿠라 가문의 현실과 이상(理想)을 지칭한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완전 공략 이후에 다시 한 번 이 주제에 대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Say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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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Ithilien 2013/07/31 23:14 # 답글

    아아아아. 역시 리소나루트가 핵심이군요. 역시 어서 플레이를 해야겠습니다.
  • 하운나래 2013/07/31 23:24 #

    Navel이 나름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Navel 답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웃음) 분명한 것은 본편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마구 쏟아지기 때문에 재밌게 몰입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지나가던 플레이어 2013/08/19 00:44 # 삭제 답글

    정말로 진심을 담아서(^^) 그랑프리를 받을때는 감격했습니다. 스토리라인이 너무 좋아요 ㅎㅎ
    작성하신지 좀 지난 글이지만 지금 후유증 때문에 호소해봅니다.
  • 하운나래 2013/08/23 00:34 #

    리소나의 이야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Navel이 깔끔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시켰다고 봅니다. 리소나와 유우세이의 성장과 긴박한 이야기 전개를 지켜보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 FAN_(네타) 2013/08/27 20:43 # 삭제 답글

    만약 소녀이론 관련작이 더 나온다고 하면

    두명의 흑집사부터 시작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모미지캐릭을 아쉬워하는 분들도 몇몇있고
    독일히로인이 허무하게 끝나서 아쉬하는 분들도 있겠죠

    브류엣트에게 여장을 틀키고, 루나패거리들은 여장한걸 알아버리고,
    메릴은 유우세이의 사촌ㅇ.ㅇ

    거기다 신캐릭까지 더해지면 더 스펙타클한 게임이 생길듯..

    조심스럽게 기대해봅니다~
  • 하운나래 2013/08/27 22:40 #

    나온다면 재밌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성은 많이 떨어집니다. 이미 인기를 많이 얻은 시리즈기 때문에 팬디스크 형식으로 더 나와 일정량의 판매고를 올릴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신작을 개발하여 내놓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도 더 나을 것입니다. 본편과 소녀이론 스케일로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적어서 오히려 시리즈의 완성도 자체를 떨어트릴 수 있는 위험성도 있지요.
    저도 팬으로써 추가적인 이야기가 더 나와준다면야 좋겠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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