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노을의 안식처


에로게 칼럼5 - <에로게, 엔터테인먼트로서의 '특별한 경험'의 중요성> 에로게 칼럼


** 들어가기 앞서...

1)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의견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어떠한 공신력이나 객관적 신뢰도를 갖고 있지 않으니 '참고' 수준에서만 읽어주시고, 근거 없는 비난보다는 일리 있는 비판을 해주시면 고개 숙여 감사드리겠습니다.

2) 서브 컬쳐는 아직 정형화된 '틀'이 없기 때문에 유저들간의 자유롭고 근거 있는 의사소통이 유저들의 수준과 문화 콘텐츠 전반의 인식 수준을 높여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한 의견은 적극 환영합니다.

3) 아래 글은 에로게(미연시) 중에서 블랙게나 동인 게임을 제외한 '순애물'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래에서 언급하는 '에로게'는 '순애물' 전반을 가리킨다고 생각해주세요. 

4) 아래의 글은 관련된 모든 게임을 다루는 것이 아닌, 필자가 '플레이 한' 작품들을 대표 예시로 들고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5) 집필 편의상 비격식체를 사용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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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필 방향 및 의도: 에로게 칼럼이 그동안 취해온 주제, 즉 '좋은 에로게(명작)'를 향한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한 얘기였던 1~2(좋은 에로게란 무엇인가?), 게임을 플레이 하는 수용자 측면('스낵컬쳐' 시대의 에로게 유저들을 향한 한 마디 - '명작'은 우리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론(포스트 '페이트' 시대, WA2의 성공과 에로게의 길) 후에 본래 본격적으로 '스토리'나 '캐릭터'에 대해 다루는 것이 순서상 옳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현대 에로게의 트렌드에서 필자가 보기에 가장 돋보이면서도 동시에 소홀하게 여기고 있는 '게임성' 부분을 먼저 확실하게 다루는 것이 우선이라고 파악했으며 기존 '고정 관념'을 다소간 허무는 데에도 유의미하다고 판단하여 '엔터테인먼트' 부분에서의 에로게를 '게임성'과 관련지어봤다.


에로게 칼럼 5
에로게, 엔터테인먼트로서의 '특별한 경험'의 중요성


※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게임, 그 '특별한 경험'의 중요성

 비단 에로게뿐만 아니라, 어떠한 '게임'이라고 한들 '엔터테인먼트'라는 개념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는 곧 인간의 '유희(遊戲)'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게임은 엔터테인먼트이며 유저들에게 즐거움과 동시에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함을 암시한다. 애초에 게임은 '비일상적'인 것에 속한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얻을 수 없는 즐거움과 쾌락을 얻기 위해서 우린 특히나 어렸을 때 게임을 많이 하며, 설령 어른이 되어서라도 '게임'이 주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하여 짬을 내어 게임을 하고 즐거움을 찾는다.

 에로게 또한 결국 '게임'의 특수한 한 장르다. 결국 문예나 예술과는 달리, '에로게'가 출발해야 하는 시작점과 그 종착역은 바로 '엔터테인먼트'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예술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순수예술과 달리 어느 정도의 '오락'을 목적에 둔 '대중예술'의 특징이며 모두 어떤 형태로서든 '즐거움'을 찾으려 하고 창조하려 한다. 설령 그 안에 일련의 '예술성'이 포함된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방향성은 다르다는 말이다. 에로게가 이러한 방향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은 시나리오와 캐릭터뿐만 아니라 바로 이들을 '포장'해주는 미디어적 요소와 기타 요소들에도 해당 되는데, 여기서는 이를 '게임성'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바로 이 '게임성'이 서브 컬쳐 내에서도 에로게가 아직까지도 독자적인 영역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힘이자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에로게'는 '게임'이며, 유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그 특별한 경험은 유저들 개개인에 따라서 시나리오에, 캐릭터에, 그 밖의 그래픽이나 음악 등의 요소들에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직관적이면서 일차적인 요소, 즉 무의식 자극인 '시청각적 자극'이 우리가 해당 작품과 만났을 때 가장 '처음'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다. 이런 시청각 자극이 우리의 감각을 지배하는 비중은 상상 이상이다. 실제로 마케팅 기법의 하나로 대두되는 '무의식'을 자극하는 것은 생활 곳곳에 숨어 있다.*주석1) 
 
 게임도 별반 다르지 않다. 게임의 겉을 '포장'하고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 디자인, 접근성과 편의성, 그래픽과 사운드, 연출, 환경 설정 등은 게임에 대한 우리의 첫 인상을 크게 좌우한다. 얼마 전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거친 '창세기전4'에서 유저들이 가장 많이 느꼈던 인상은 '옛날 게임 같다는 것'이었다. 그래픽이며 전투 모션이며 타격감이며 15년도 지금의 게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수준이었던 것. 설령 게임성이나 그 내용이 어떻든 간에, 사람이 가장 먼저 느끼는 건 시청각의 자극으로,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시청각의 자극을 통한 '특별한 경험'을 유저들에게 선사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 중에 하나이며 이 또한 곧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요소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 반복된 사진이 '영화'로 탄생하는 순간에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즐거움을 얻었듯, 가장 원초적인 자극을 통한 '특별한 경험'을 주는 것은 '엔터테인먼트'의 기본 중에 기본이다.

 과연 비주얼 노블(에로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여 상업적 이윤을 취하는 브랜드에서 이 중요성을 깨닫고 있는 제작사는 몇이나 될까? 비주얼 노블의 엔진과 플랫폼이 지금처럼 정형화 & 커스터마이즈화 되지 않은 과거에는 일단 스크립트와 그림, 음악 이 3가지 요소를 꾸역꾸역 집어 넣는 것이 최우선이었고, 최소한의 세이브 기능과 환경 설정 등의 유저 편의 시스템이 제공되기만 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때문에 그 당시에는 에우슈리나 앨리스소프트처럼 아예 ADV + SRPG&SLG의 시도가 아닌 이상 '게임성'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고 유저들 또한 그것들보다는 안의 '내용물'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심지어는 '에로'의 유무조차도 상관이 없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과거에는 소위 '그림체'만 좋아도 판매량이 좋고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은 그림체'만' 좋으면 판매량의 확보를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경쟁이 전제된다. 몇몇 제작사들은 시선을 살짝 돌려 개량되고 발전된 게임 엔진을 바탕으로 UI디자인, 접근성과 유저 편의성, 그래픽과 연출 등의 부분들에도 세밀한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영상미'로서까지 불릴 수 있는 그래픽과 연출력의 힘을 일찍 수용하여 게임으로 재혔했던 브랜드가 바로 minori이며 그 대표작이 <ef 시리즈(2006~08)>인 것이다.*주석2) 최근의 게임들은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게임성' 요소들의 수준이 올라갔으며 덕분에 단순히 '에로게'가 소리, 그림과 함께 텍스트를 읽으며 H신을 감상하는 '텍스트 오락'에서 본격적인 '게임' 장르의 하나로 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초속5센티미터(2007)>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참여하여 에로게 업계에 큰 이슈를 몰고 왔던 <ef 시리즈>]

 극단적인 방법 중에 하나이고, 100% 부합되지는 않지만 메이저급 브랜드와 마이너 혹은 신생 브랜드를 분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각 메이커들의 '게임성'을 살펴보는 것이다. '비주얼 노블'은 더 이상 단순히 글이 있고 그림이 있으며 음악을 들으며 텍스트를 읽는 단순한 오락 장르가 아니다. 하지만 개발 인력이 적거나 신생 브랜드일수록 아무래도 우선순위가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있기 때문에 '게임성' 요소들을 세세하게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13년도 발매한 메이저 브랜드의 게임과 15년도에 발매한 마이너 브랜드의 게임에서 받는 인상은, 후자가 훨씬 옛날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선순위가 내려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하나 어쩌면 그것이 지금 시점에서는 넘어야할 '벽'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상'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아 더 이상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14년도 작품이지만, 너무 개발기간이 오래되어 '옛날 게임'이 되버리고 만 XUSE의 <신세묵시록> 07년도 발매한 '세이나루카나'보다 더 뒤떨어지는 퀄리티에 실망했다]

[참신한 시스템 요소가 돋보였지만 제품판에서는 게임을 제대로 진행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오류와 버그가 많았던, SORAHANE의 <하루카카나타(2014)>. 독특함은 좋지만 일단 오류 등이 없이 유저가 플레이하기 편한 원활한 환경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다.]

 인기가 많은 메이저 브랜드들은 바로 이 '게임성'에 주목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게임성' 요소를 넣어서 게임을 더욱 윤기있고 세련되게 만든다. 그 세밀한 부분들이 바로 '차이'를 만들어내고 인기의 비결 중 하나가 되는 것이다. 작품성은 둘째치고, 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더 이상 '에로게'의 작품성과 '게임성'을 분리하는 고정 관념은 버리는 게 좋다. 시나리와 캐릭터, 이를 포장해주는 '게임성'도 마찬가지로 '작품성'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 3자가 매끄러운 조화를 이뤘을 때, 우리는 비주얼 노블(에로게)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즐거움과 '특별한 경험'을 만끽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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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로게의 '화룡점정',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들

** 일러두기: 아래 언급되는 '대표 작품'은 그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이 아니라, 필자가 플레이한 작품 중에서 대표 중에 하나로 뽑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니 참고해주세요. 가능한 한 최근의 작품들을 위주로 선별했습니다.


* 그래픽
1) Clochette 社의 <사키가케 제네레이션(2014)>

 작품 내용 상 '게임'이라는 가상 현실에 들어가 판타지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 주가 되는데, 이를 뛰어난 그래픽 실력으로 구현하여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었고, 14년도 겟츄 그래픽 부문 1위를 차지하였다. 참고로 이 제작사(클로셰트)는 13년도에도 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회사 자체의 개성으로 특화시켰다. 단순히 이 브랜드는 그래픽뿐만 아니라 세세한 캐릭터의 모션이나 연출 효과도 빼어난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 음악
1) FAVORITE 社의 <아스트랄 에어의 하얀 영원(2014)>


 BGM이란 곧 '배경 음악'으로 단독 음악과는 달리 해당 상황이나 장면, 캐릭터를 그 음악으로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은 그 뿐만 아니라 '타이틀 BGM' 자체가 게임의 내용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는 탁월한 깊이를 느끼게끔 해줬다. 14년도 겟츄 뮤직 부문 2위, 무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전작들에서도 좋은 음악성으로도 명성을 떨친 바 있다.


2) AUGUST 社의 <예익의 유스티아(2011)>

 에로게 사상 이례적인 5CD OST를 발매할 정도로 풍성하면서도 깊이 있는 BGM으로 작품에의 몰입도는 물론, 단독의 음악으로서도 그 예술성을 느끼게 해주는 Active Planets의 역작, <예익의 유스티아>의 음악은 에로게가 이런 음악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11년도 겟츄 뮤직 부문 2위를 차지했고, 13년도 <대도서관의 양치기>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그들의 실력을 대중적으로도 인정받았다. 


* UI 디자인
1) Lump of Sugar 社의 <연상 릴레이션(2015)>

 작품의 가벼운 분위기와 독특한 색감의 연출과 부합되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무척 세련되었다. 또한 태블릿 유저들을 위한 친화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적용된 디자인으로, 실제 '링'이라는 단축 아이콘의 트레이를 마우스(또는 터치)로 드래그 하면 움직이며 따로 단축기나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태블릿 환경에서 손쉽게 원하는 메뉴로 이동할 수 있다. 또한 '링'의 배치를 오른편, 왼편으로 옮길 수도 있어서 왼손잡이 유저들을 위한 대책도 확실하다. 최근 LoS는 특히나 UI 디자인 및 독창적인 게임 시스템에 주목하며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 PULLTOP 社의 <코코로@펑션(2013)>

 마찬가지로 작품의 전체적인 인터페이스나 분위기 톤과 매우 잘 부합되도록 디자인되었으며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되는 'SR'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등과 디자인면에서 일체가 되기도 하니 기존의 에로게와는 다른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참고로 PULLTOP은 웹 홈페이지도 이런 뛰어난 디자인 감각을 십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홈페이지를 구경하시면 되겠다.


* 유저 편의성
1) 신 점프 - AUGUST, <FORTUNE ARTERIAL(2008)>

 07년도 후반에 체험판이 공개되었을 때, AUGUST가 선보인 백로그 -> 이전 장면으로의 '퀵 점프(신 점프)' 기능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겨우 지나간 '보이스'만 들어도 감지덕지거나 매 순간 중요한 장면을 세이브-로드 했던 번거로움에서 어느 정도 해방시켜줄 수 있었던 기능이었기 때문에 당시 매우 좋은 평가를 내렸던 기억이 난다. 이 기능이 다른 게임 엔진에서도 두루 사용되면서부터 이 기능이 없는 게임은 오히려 답답하다고 느껴질 정도.


2) 플로차트 - あっぷりけ, <꽃의 들에 피는 덧없는(2015)> / Lump of Sugar 社의 <연상 릴레이션(2015)>

 최근에 들어 자신이 플레이 한 게임의 흐름을 '한 눈'에 정리하거나 혹은 게임 내용과 관련된 특별한 소재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플로차트'라는 기능이 탑재된 게임이 종종 등장한다. 굳이 플로차트가 아니더라도, 더 이상 '세이브-로드'에 한정되지 않고 주요 장면을 찾아가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꽤 파격적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세세하면 세세할수록 오히려 '세이브'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
 두 가지 예시를 들었는데, 하나는 지난 3월에 발매한 <하나노노>. 그리고 두 번째는 LoS의 5월 발매 예정작, <연상 릴레이션>. 근본적인 의도와 목적은 두 작품 모두 같다. 하지만 하나는 '기능' 중심이라면, 하나는 '디자인' 중심인데, 여러분은 어느 '플로차트'가 더 낫나고 보는가? 두 작품 모두 컨셉과 부합하는 면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후자 쪽이 더 세련되고 잘 만들어진 플로차트라고 생각한다.


3) 사전 기능 - Whirlpool, <세븐즈(2009)>

 일종의 작품의 이해를 돕는 '용어집'과 같은 개념으로, 대표적으로 Whirlpool이 이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 기능을 사용하는 것치고는 최근의 작품들은 그렇게 난해하거나 어려운 내용의 작품은 없었던지라 (웃음) 의도성을 살짝 잃은 기능.


4) 보이스 등록 - Whirlpool, <Justy×Nasty ~마왕 시작했습니다~(2012)>

 최근에 들어 새롭게 각광받는 유저 편의성 기능 중에 하나로, 자신이 마음에 들은 '보이스'를 기록하여 추후에도 다시 들을 수 있는 혁신적인(!?) 기능이다. 최근 Yuzusoft에서 이 기능을 탑재한 <사노바위치(2015)>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워낙 에로게가 많은 최근이라, 원조라고 확신은 하지 못하겠지만 이미 12년도 Whirlpool이 이 기능을 자신들의 게임 엔진 YU-RIS에 탑재했다.


5) 세이브 개소 및 보이스 필터 - Yuzusoft, <사노바위치(2015)>

 Yuzusoft는 전작에 비해 이번 신작으로 자신들이야말로 메이저 브랜드라는 것을 유감없이 작품에서도 드러냈다. 단지 내용 상으로 언급될 것이 아니라, 세밀한 부분까지도 치밀하게 신경 쓰는 '장인'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 무한대에 가까운 세이브 개소와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보이스 필터 기능은 A/S에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이 작품에서 특히나 강조된 캐릭터들의 모션이나 연출, 배경 그래픽 등은 게임을 더욱 세련되게 만들어주고 있다.


* 연출
1) 영상미 - minori, <소레요리노 전주시(2015)>

 minori의 작품은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 정적인 텍스트의 한계를 계속해서 뛰어 넘으려는 minori의 노력은 한 때 무너지는 듯 했으나 이번 신작을 기점으로 다시 그들의 장점이 되살아나며 동시에 영상미까지 빛을 내기 시작했다. minori만큼 그들의 무기를 최대한 잘 활용하는 회사도 드물다. 확실히 그 무기를 '에로와 모에'에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웃음)


2) STCG + BG를 활용한 연출 - AUGUST, <대도서관의 양치기(2013)>

 <예익의 유스티아> 이후로 그래픽 수준이 업계 TOP급으로 성장하더니, 2년 후의 신작에서는 업그레이드된 배경 그래픽을 십분 활용하여 업계 TOP급의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연출력을 선보이며 작은 충격을 또 한 번 선사했다. 상대적으로 CG의 개수가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그들이었기에 이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었으며 이는 곧 스핀오프 <방과후 싯포 데이즈>와 팬디스크인 <Dreaming Sheep>에까지 이어지며 더더욱 감동적이고 유쾌하며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냈다. 빼어난 STCG와 배경, 그리고 명암 조절과 광원 효과가 어떠한 시너지를 일으켜 하나의 '현상'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최고의 사례이지 싶다.


3) 움직이는 H신 - ωstar, <미소녀 만화경 시리즈(2012~2015)>

 당시 12년도 처음 오메가 스타가 <미소녀 만화경 1>을 발매했을 때, 핫포비진의 매혹적인 그림만으로도 충분했으나 여기에 '움직이는' H신이 새로 도입되었다는 사실은 이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한 요인 중에 하나다. 3천엔에 불과한 작품에서 움직이는 H신이 4~5개 이상이었다는 점에선 유저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을 것. (웃음)


4) E-mote 시스템 - Windmill Oasis, <위치즈 가든(2013)>



 '움직이는 CG'까지는 어느 정도 실현 가능한 수준이었던 에로게 업계에, 다시 한 번 커다란 충격과 새로운 기류를 만든 것이 바로 윈드밀의 <위치즈 가든>이라는 작품이었다. 단순히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이 게임에 도입된 'E-mote' 시스템이 엄청난 주목을 이끌었는데, 바로 이벤트 CG가 아닌 평소의 STCG가 하나하나 움직임을 취하는 모습은 에로게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러 일으키기 충분하여 후에 이 시스템은 다른 브랜드도 수용하여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 기타
1) PIT 시스템 - HOOKSOFT, <PriministAr(2013)>

 '순애' + '학원연애물'의 노선을 '장인' 수준으로 밟고 있는 HOOKSOFT(전 HOOK)는 매 작품마다 자신들의 게임을 통해 유저들이 더 '연애'하는 느낌과 동시에 '학원 생활'을 만끽하도록 배려하는 시스템이 돋보인다. 최근 작품들에서는 주로 '걸즈 토크' 시스템이 공통적으로 들어가고, 위의 PIT 시스템은 과거 <Strawberry Nauts(2011)>에서 첫 선을 보인 독특한 시스템으로 고교 학생들의 '일상'을 스레 형식으로 담아 자잘한 재미를 주며 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해놨다.


2) SPRG - Eushully, <신의 랩소디(2015)> / ALICESOFT, <이브니클(2015)>

 SRPG 계의 양대 메이저 브랜드, 에우슈리와 앨리스소프트는 매년 색다른 게임을 선보이며 변치 않는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RPG게임과 ADV를 동시에 즐기는 이 재미는 앞으로도 영원불멸. 특히 에우슈리는 거의 모든 면에서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완성도 또한 뛰어나 필자가 보기엔 가장 게임을 잘 만드는 브랜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3) 태블릿 유저 친화 게임 시스템 - Lump of Sugar, <운명선상의 파이(2014)> 및 그 외


 에로게는 더 이상 PC 게임에 속하지 않는다. '태블릿 PC'의 보급이 많아짐에 따라 '마우스와 키보드'라는 입력 장치에서 해방되고 '터치'라는 직관적인 입력 수단이 점차 확장됨에 따라 과거 '컨트롤러'를 추가 사양으로 내놓았던 흐름에서, 재빠르게 '태블릿' 환경을 지원하는 게임들이 늘고 있다. LoS의 <운명선상의 파이>는 설령 그 작품의 내용이 실망스러웠다고는 하더라도, 이 게임이 시도하고자 한 발상과 아이디어는 결코 폄하해서는 안 되며, 앞으로도 이러한 접근이 많아져야 에로게가 더 활력을 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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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관념에서의 탈피, 현대 시점에서의 '좋은 에로게'

 더 이상 에로게에 스토리 좋고 그림 좋으면 좋은 에로게라는, 과거의 잣대를 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게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그 게임으로서의 면모를 잘 살리며 유저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시나리오와 캐릭터까지 게임으로서 구현하는 것이 바로 지금 시점에서의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유저들의 눈은 더 날카로워졌고, 점점 더 '완벽한 게임'이지 않는 이상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에로게의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그 흐름을 판단한다면 에로게는 과거와 같은 활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게다가 시나리오와 함께 성취하기 어려운 '캐릭터'가 트렌드의 주류로 우뚝 서 있는 지금 시점에서는 더더욱 어렵다. 다만 많은 에로게 업계들이 과거보다 현격하게 더 에로게를 '게임다운 게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분명하며, 지금과 같은 때이기에 과거에는 나올 수 없었던 작품들도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빼어난 연출과 그래픽으로 에로게의 고정 관념을 뒤흔든 <아오카나>]

 실제로 sprite의 <푸른 저편의 포리듬(2014)>는 에로게의 고정 관념을 뒤흔들며 빼어난 성취를 거둔, 지금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걸작이다. 과거와 같이 '게임성'의 우선순위가 낮은 에로게 환경과 인식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었던 작품이라는 말이다. 위의 <아오카나>와 같은 기발하고 고정관념을 깨트릴 수 있는 '게임성'을 지닌 작품들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며 에로게에 '새로운 활력'을 낳을 때,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에로게'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감히 그것을 '명작'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지는 않을까. 시나리오과 캐릭터, 그리고 '게임성'의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그런 꿈과도 같은 게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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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나래.


* 주석1: 모 방송사의 어떤 프로그램에서 항공 승무원을 상대로 방송 PD가 '기장'의 제복을 입고 '가짜 강연'을 했을 때와 제복을 입지 않고 가짜 강연을 했을 때 승무원들이 강연자가 진짜 '기장'인지 아닌지 의심하는 비중에 큰 차이가 났다. 즉,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내용'보다는 먼저 상대방이 갖춘 복장이나 외모에서 '첫 인상'을 갖게 되며 그 순간 대체로 자신 안에서 '내용'과는 관계 없이 판단된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후광 효과'의 대표적 사례이며 인간이 받아들이는 '시청각적 자극'이 우리의 판단과 인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 주석2: 하지만 minori는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고정 관념을 깨부수는 데까진 나아가지 못하고 에로게를 한 편의 드라마나 영화와 비슷하게 만들기 위한 '연출과 그래픽'에의 특별함이 있었던 것일뿐 색다른 UI나 유저 편의성 및 접근을 시도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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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광제아 2015/04/27 17:22 # 답글

    음.. 전 포스팅에 달려고 정리중인 댓글에서 얘기하려던 내용이 이번 포스팅에 나왔네요
    엘프와 앨리스로 대변되는 과거의 시뮬레이션과 어드벤쳐계통의 게임성 위주의 게임에서
    리프와 키의 성공으로 인해 흔히 말하는 '종이연극' 형태의 게임이 업계의 주류가 된지 꽤 됐죠
    대충 연도별로 보면 90년대, 00년대라는 느낌입니다만
    10년대로 접어들면서 에로게는 더 이상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소설책이 아니라
    정말로 게임이기에 할 수 있는 표현법을 추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배경에는 라노베가 시장을 씹어먹은 것에 대한 위기감도 좀 있는듯도 싶지만..
    어찌됐든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 긍정적인 바람을 불러올 것 같아 매달의 신작을 즐겁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 하운나래 2015/04/27 18:06 #

    좋은 보충 감사합니다! 간단 명료하게 잘 말씀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체감 상 그럼에도 점차 나아지는 부분을 느끼니까, 여전히 신작을 매달 즐겁게 기다리는 것 같아요.
  • 실피드 2015/04/28 18:22 # 삭제 답글

    전체적으로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에로게도 이제는 단순히 텍스트와 BGM으로만 표현하는 시대는 지난지 오래죠.
    캐러게만 보더라도 단순한 학원물중 최근작인 PxC2도 기본적으로 이모트 시스템을 장착하여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이죠. 그 외에도 CG를 스마트폰으로 찍는 방식의 재미있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서 이제 단순 캐러게 회사이더라도 이제는 단순 캐릭터성을 밀고가는 시대에서 보다 색다른 무언가를 들고오는게 대세라고 생각됩니다. 현재는 모르겠지만 미래에서 보면 지금 이 시점이 구작(00년대 중반이전까지)에서 현재와 같은 트렌드를 가지고오는 변환점과 같을지도 모르겠죠 .


    내용 지적: 현재 하운나래님이 말하시는 것은 터치와 입력을 동시에하는 태블릿 PC라고 말씀 드렸는데 하운나래님이 말씀해주시는 태블릿PC는 운영체제가 잡힌 미니PC와 같은 것이고 회사측에서 지원하는 태블릿PC는 그림 그릴때 쓰는 태블릿PC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중적으로 태블릿PC가 보급되었다고 하셨는데 그 대중적으로 보급된 태블릿에는 CD를 넣을수 있는 곳이 없죠 즉 불법적으로 할 수밖에 없던가 정식발매된 CD삽입할 태블릿이 있다는건데 아쉽게도 전세계 태블릿을 찾아도 없으니.....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죠. 아직 태블릿도 그렇고 에로게도 그렇고 개발이 많이 필요한 것 같네요
  • 하운나래 2015/04/28 19:49 #

    댓글 감사합니다!

    연애물이나 캐러게 쪽에서 그런 참신한 시도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되려 스토리게는 스토리 부분에서는 강점이 있을지 몰라도 게임성 부분은 많이 신경쓰지 않거나 소홀한 부분이 꽤 있고요. 과거의 고정관념에서 조금씩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작자도, 소비자도 말이지요.

    몇몇 제작사가 아예 '태블릿 PC' 지원이라고 해놓아서, 저도 '터치 스크린' 인터페이스에 대한 호환을 가장 먼저 떠올렸는데, 말씀하신대로 그런 부분에서 아직 대중적으로는 이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로게를 실제적으로 즐길 수 있는 태블릿에 관한 종류는 저도 실 사용자가 아니고 지식이 부족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추후에 다른 방식으로 지원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또 많은 에로게가 이미 다운로드 판매 등으로 많이 풀려서 신작들의 태블릿 지원 개발은 이와 관련되지 않을까도 싶어요. 중요한 지적 감사드립니다~
  • 광제아 2015/04/30 22:22 # 삭제

    칸코레등의 영향으로 일본에서도 윈도우 태블릿의 보급이 늘어났기에 태블릿pc라 함은 일반적으로 휴대용 태블릿 pc를 가리킵니다.
    거기에 그림 작업용의 태블릿이라 하면 와콤의 신티크 같은 제품인데 이걸로 에로게를 한다는것도 어불성설이고 한다고 해도 10명은 커녕 5명도 안될 사용자를 위해서 조작체계를 만드는건 의미가 없죠.
    그리고 LOS의 경우 작년 말부터 과거작부터 dl판매를 개시중이라 전작과 이번 신작의 태블릿용 조작체계는 dl판매에 대응하기 위한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조작을 pc와 호환시키기 위해 멀티터치등의 조작은 들어가 있지 않은게 특징이네요.
  • 유스티아 2015/05/02 14:32 # 답글

    오랜만에 왔습니다! 이제 굵직한 일들은 다 지나가고 이제 좀 널럴해질 것 같군요(ㅇㅅㅇ) 이번 주제는 "게임성"이라서 상당한 부분을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스토리" 부분을 가장 높은 중요성(35%)으로 판단하여 에로게를 평가하곤 하는데, 그것 못지않게 "영상미"를 비롯한 "인터페이스"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스토리가 치밀하고 완성도가 높으면 물론 기본적인 <몰입도>는 높게 가져가지만, 그 바탕적인 <틀>인 인터페이스가 좋지 못하면 아무래도 몰입도가 떨어지게 마련이죠. 그런 면에서 언급해주신 <아오카나>나 <대도서관의 양치기>의 경우에는 기존의 에로게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연출 방식을 사용했기에 더욱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유저 편의성> 면에서의 요소들은 전부 제가 접했던 것들이 나와서 굉장히 반가웠습니다. 하운나래님이 추천해주신 <아리아스 카니발>이나 <거짓말쟁이 왕자>에서도 "사전" 기능이 있어서 능력이나 소품 등의 설명이 깨알같았죠. 거기에 제가 항상 언급하는 <씬 점프 기능>이나 <보이스 등록> 등 여러 가지 편의 기능들이 <사노바위치> 등에서 접한 적이 있어서 굉장히 친숙했습니다.

    마지막에 내려주신 결론이 참 마음에 드네요. "시나리오"와 "캐릭터성" 뿐만 아니라 "게임성"까지도 잡는 에로게가 새로운 에로게 패러다임을 지배하는 강자가 될 것이라는 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아직 2015년에 나온 작품들 중에서는 <아오카나>에 버금가는 게임성을 구현한 작품을 잡아보지는 못해서 좀 아쉽기도 하구요. 그저께 올클리어한 <그리자이아의 낙원>은 스토리 면에서는 조금 산으로 간 경향이 있습니다만 게임성 면에서는 상당히 훌륭하더군요. 이번 칼럼 참고해서 리뷰글 써보도록 할께요 ㅎ
  • 하운나래 2015/05/02 16:57 #

    안녕하세요! 그동안 바쁘셨군요. 바쁘실 때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비주얼 노블이니만큼 '스토리'가 가장 중요한 건 주지의 사실이고 궁극적으로는 그 스토리를 통해서 유저들이 즐거움와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이 목표가 되는 것이 기존의 고정 관념이기도 하고, 또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이제는 일차적으로 다른 부분에서부터 그 '특별한 경험'을 유저들에게 선사해주는 것이 말씀하신대로 좀 더 몰입감있는 플레이를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캐릭터, 게임성 모두를 특별한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게임이 쉽게 나오지는 않겠습니다만, 그런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이 조금씩 엿보이고, 또 <아오카나>와 같은 작품이 실제로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매달, 매년 기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자이아 시리즈>를 모두 끝내셨군요! 리뷰도 기대하겠습니다.

  • 2015/05/04 21: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5/04 23:08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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