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래의 글은 개인적인 의견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어떠한 공신력이나 객관적 신뢰도를 갖고 있지 않으니 '참고' 수준에서만 읽어주시고, 근거 없는 비난보다는 일리 있는 비판을 해주시면 고개 숙여 감사드리겠습니다.
2) 서브 컬쳐는 아직 정형화된 '틀'이 없기 때문에 유저들간의 자유롭고 근거 있는 의사소통이 유저들의 수준과 문화 콘텐츠 전반의 인식 수준을 높여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한 의견은 적극 환영합니다.
3) 아래의 글에서 예시로 든 게임들이 완전한 대표성을 지닌 것은 아닙니다.
4) 아래의 글에서 사용된 모든 그래픽의 저작권은 각 회사에 있습니다.
5) 아래의 글에서 언급하는 '미소녀 게임'은 남성향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6) 18.01.22 갱신: 1-1-3 항목에서 "③ 그 외"를 새로 추가하였습니다. (도움: 토와시온아이님 "에로게의 다크사이드")
7) 18.01.25 갱신: 1-1 및 2-4 항목에서 '⑥ 그 외'에 대한 설명을 추가, 보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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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르 개관과 이해
1-1. 분류 및 세분화
오늘날 게임이라는 단어가 주는 개념은 상당히 폭넓어졌습니다. 현대인의 삶과는 떼레야 뗄 수 없게 된 '게임'은 수백, 수천가지 형태로 나타나 우리의 일상과 비일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만, 제가 이 글을 통해 다루고자 하는 ‘게임’의 종류는 PC게임 내에서의 ‘미소녀 게임’이라는 범주로 한정할 것입니다. 수많은 게임들은 특정 장르에 묶여서 그 특성과 함께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며 유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는데, 이 중 ‘미소녀 게임’은 ‘오타쿠 컬쳐’와 깊은 연관성을 맺으며 그 중심인 ‘모에, 캐릭터화’와 그 상품화에 있어서 과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지금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미소녀 게임’이란, 단순히 2D/3D로 캐리커처화 된 ‘미소녀’가 게임 내에 등장하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 노벨’, ‘비주얼 노벨’ 등으로 달리 불리기도 하듯 ‘각본/시나리오(텍스트)’의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한 사운드(BGM, 효과음 등), 그래픽(일러스트, CG 등) 등이 한 데 모인 종합 콘텐츠이자 매체를 기반으로 한 게임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많은 미소녀 게임이 한국에선 소위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하 미연시)’라 불리는 것처럼 스토리텔링의 기저에는 주인공(남)x히로인(여)의 연애-커플링을 과정과 목표로 지향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는 성인 요소(에로)를 포함시킨 것을 ‘에로 게임(에로게エロゲー)’이라 주로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공략 과정이 플레이어의 선택(주로 선택지로 실현)에 의해 결정되므로 e북의 하이퍼텍스트성을 넘어, 게임성이 더 강조된 ‘어드벤처 게임(ADV/AVG)’이라고 명명하고 있고, 많은 미소녀 게임 브랜드가 자신들의 게임에 이 장르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미소녀 게임/에로게가 어드벤처 게임인가에 관한 논의는 생략하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중에서도 성인 요소(에로)를 포함시킨 '에로게'와 그 에로게에서 파생된 '일반(전연령) 게임'을 주 대상으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오타쿠 컬쳐는 일면 단순한 특성을 보이면서도, 복잡한 고유성을 내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오타쿠 컬쳐의 중심축이자 과거 인디/언더그라운드의 핵심이었던 ‘미소녀 게임’에 가장 잘 드러나고 있으며, 여전히 단순한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다양한 맛과 개성을 가진 게임들이 나와 오타쿠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파헤치고 분석하여 더 나은 감상과 수용을 얻는 데에 있어서, 우리가 앞서 많은 게임들 중에서도 ‘미소녀 게임’이라고 특징지었듯, ‘미소녀 게임’ 안에서도 무궁무진하게 실현되는 고유성들을 몇 가지 장르로 분류&세분화하여 그 특징들을 일반화시키고 성격을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래 소개하고 있는 항목들이 결코 전부가 아니며 다른 기준에 의한 세분화도 가능한만큼, 현재로선 미소녀 게임 내의 장르의 획일화와 정립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제안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1-1. 대상 연령
① 일반 (전연령)
어쩌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하는, 게임을 소비하는 ‘대상 연령’의 한정은 특히나 ‘미소녀 게임’에 있어선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게임이 전연령(일반) 게임이냐, 혹은 성인(19금 레이블) 게임이냐의 차이에 따라 게임의 테마에서부터 시나리오, 캐릭터와 주인공의 교감의 강도, 야리토리, H신을 대체하는 요소 등에까지 게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일반적으로 오타쿠 컬쳐가 일반(전연령) 레이블에 거는 기대는 본격 노벨 게임이거나 히트작의 팬서비스&상업적 목적의 게임 등으로 나뉩니다. 다만 후자의 경우 라노벨이나 애니메 등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큰 의의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대체로 전자 - 본격 노벨 게임 - 가 갖는 활력과 작품성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최근의 일반 레이블 게임은 유명작을 통해서 팬덤과 인지도를 얻은 소수의 메이저 브랜드에 의해서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칼럼 (<포스트 '페이트' 시대, WA2의 성공과 에로게의 길>) 에서 언급한 ‘에로로부터의 탈피’로 인한 상업성의 확대가 더 큰 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록 그렇다할지라도, 미소녀 게임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모에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진입 장벽이 더 낮은 일반 레이블의 미소녀 게임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예시1) Key의 게임들
예시) 円交少女2 ~JKアイドル真鈴の場合~ (Frill,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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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게 칼럼 7
장르 개관과 이해, 미소녀 게임의 미래
1. 장르 개관과 이해
1-1. 분류 및 세분화
오늘날 게임이라는 단어가 주는 개념은 상당히 폭넓어졌습니다. 현대인의 삶과는 떼레야 뗄 수 없게 된 '게임'은 수백, 수천가지 형태로 나타나 우리의 일상과 비일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충족시켜 주고 있습니다만, 제가 이 글을 통해 다루고자 하는 ‘게임’의 종류는 PC게임 내에서의 ‘미소녀 게임’이라는 범주로 한정할 것입니다. 수많은 게임들은 특정 장르에 묶여서 그 특성과 함께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드러내며 유저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는데, 이 중 ‘미소녀 게임’은 ‘오타쿠 컬쳐’와 깊은 연관성을 맺으며 그 중심인 ‘모에, 캐릭터화’와 그 상품화에 있어서 과거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고, 지금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미소녀) 육성 시뮬레이션의 시초인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다만 이번 칼럼에서 다룰 '미소녀 게임'에 속하지는 않는다]
[미소녀 게임의 기본적인 게임 화면과 인터페이스]
오타쿠 컬쳐는 일면 단순한 특성을 보이면서도, 복잡한 고유성을 내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오타쿠 컬쳐의 중심축이자 과거 인디/언더그라운드의 핵심이었던 ‘미소녀 게임’에 가장 잘 드러나고 있으며, 여전히 단순한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다양한 맛과 개성을 가진 게임들이 나와 오타쿠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을 파헤치고 분석하여 더 나은 감상과 수용을 얻는 데에 있어서, 우리가 앞서 많은 게임들 중에서도 ‘미소녀 게임’이라고 특징지었듯, ‘미소녀 게임’ 안에서도 무궁무진하게 실현되는 고유성들을 몇 가지 장르로 분류&세분화하여 그 특징들을 일반화시키고 성격을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래 소개하고 있는 항목들이 결코 전부가 아니며 다른 기준에 의한 세분화도 가능한만큼, 현재로선 미소녀 게임 내의 장르의 획일화와 정립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제안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1-1. 대상 연령
① 일반 (전연령)
어쩌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하는, 게임을 소비하는 ‘대상 연령’의 한정은 특히나 ‘미소녀 게임’에 있어선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게임이 전연령(일반) 게임이냐, 혹은 성인(19금 레이블) 게임이냐의 차이에 따라 게임의 테마에서부터 시나리오, 캐릭터와 주인공의 교감의 강도, 야리토리, H신을 대체하는 요소 등에까지 게임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일반적으로 오타쿠 컬쳐가 일반(전연령) 레이블에 거는 기대는 본격 노벨 게임이거나 히트작의 팬서비스&상업적 목적의 게임 등으로 나뉩니다. 다만 후자의 경우 라노벨이나 애니메 등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큰 의의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대체로 전자 - 본격 노벨 게임 - 가 갖는 활력과 작품성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최근의 일반 레이블 게임은 유명작을 통해서 팬덤과 인지도를 얻은 소수의 메이저 브랜드에 의해서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칼럼 (<포스트 '페이트' 시대, WA2의 성공과 에로게의 길>) 에서 언급한 ‘에로로부터의 탈피’로 인한 상업성의 확대가 더 큰 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록 그렇다할지라도, 미소녀 게임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모에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진입 장벽이 더 낮은 일반 레이블의 미소녀 게임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클라나드 이후로 완전하게 전연령 체제로 돌입한 브랜드. 폭넓은 인지도와 팬덤, 그리고 브랜드가 만드는 작품군의 성격과 방향성이 전연령으로의 전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었다.
예시2) Flowers 시리즈 (2014~2017)

‘미스터리’ 전문 브랜드인 Innocent Grey의 첫 전연령 & 백합 시리즈물. 다만 이 경우 상업적인 목적에 의한 전연령화라기보단, 작품의 내용과 창작의도에 의해 일반 레이블이 된 것이라 Key의 경우와는 또 다르다.
예시3) 果つることなき未来ヨリ(FrontWing 2015)
Key와 비슷한 케이스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 작품이 보여준 선택적 연령화의 시도는 퍽 인상적이었다. 다분히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 전연령화까지 꾀한 케이스. 이후로도 자신들의 성인 레이블 히트작, 그리자이아 시리즈의 후속작을 일반 레이블로 시리즈화하고 있다.
② 성인
대부분의 많은 PC용 미소녀 게임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물론 많은 게임들이 ‘성인’ 레이블인 이유는 H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부 게임들은 성인 등급의 연출과 표현, 묘사가 덧붙여지기도 합니다. 즉, 성인 레이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을 게임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지요. 순애물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H신 및 외설적인 묘사&표현 등이 성인 레이블의 이유가 됩니다만, 다른 특정 테마를 다루는 게임들은 고어적 연출, 잔인한 묘사, 약물, 유흥가 등이 직접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설령 H신 등의 외설적인 요소가 없다고 할지라도 성인 레이블이 됩니다. (물론 오타쿠 컬쳐이기 때문에 아래에 다룰 ‘성적 판타지’와 관련지어볼 때, 성인 레이블이라고 한다면 거의 100% 적든 많든 H신으로 대표되는 외설적인 묘사가 포함됩니다.)
예시 1) ChronoBox -クロノボックス- (NO BRAND 2017) - 성인 등급의 연출과 표현, 묘사가 일품(?)인 17년도 게임
1-1-2. 테마 - 학원물, 일상물, 동아리(청춘)물, 여장물, 판타지, 역사물, 미스터리물 등
② 성인
대부분의 많은 PC용 미소녀 게임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물론 많은 게임들이 ‘성인’ 레이블인 이유는 H신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부 게임들은 성인 등급의 연출과 표현, 묘사가 덧붙여지기도 합니다. 즉, 성인 레이블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들을 게임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지요. 순애물의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H신 및 외설적인 묘사&표현 등이 성인 레이블의 이유가 됩니다만, 다른 특정 테마를 다루는 게임들은 고어적 연출, 잔인한 묘사, 약물, 유흥가 등이 직접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설령 H신 등의 외설적인 요소가 없다고 할지라도 성인 레이블이 됩니다. (물론 오타쿠 컬쳐이기 때문에 아래에 다룰 ‘성적 판타지’와 관련지어볼 때, 성인 레이블이라고 한다면 거의 100% 적든 많든 H신으로 대표되는 외설적인 묘사가 포함됩니다.)

1-1-2. 테마 - 학원물, 일상물, 동아리(청춘)물, 여장물, 판타지, 역사물, 미스터리물 등
여기서 테마라는 것은 게임이 다루고 있는 소재, 배경, 무대 등 특징이 되는 것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미소녀 게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학원물’이 바로 학원을 무대로 삼는 게임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이 테마는 유저가 어떤 게임인지를 직접적으로 알게 되는 단서가 됩니다. 따라서 많은 에로게 브랜드가 자신들의 게임의 ‘장르명’으로 이 테마를 넣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미소녀 게임’이라는 것을 전제한 상태에서 어떠한 게임인지를 직관적으로 알게 해주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만, 일반화하기가 어렵고 미소녀 게임(에로게)만의 특성을 설명하고 분석, 분류하는 데에 있어서는 큰 도움을 주지는 못합니다. 또한 독특한 테마,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게임에 대한 직관적인 인식에는 제 역할을 수행하지만, 일반적인 테마와 소재, 무대, 배경을 사용하고 있는 게임에 대해서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예시 1) 여장물 - 달작법(月に寄りそう乙女の作法, Navel) 시리즈, 오토보쿠(処女はお姉さまに恋してる, キャラメルBOX ) 시리즈
두 작품 모두 남성 주인공의 ‘여장’이라는 테마를 사용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학원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더 깊이 세분화하면 달작법 시리즈는 ‘의류 디자인’, 오토보쿠는 ‘아가씨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두 작품 모두 남성 주인공의 ‘여장’이라는 테마를 사용하고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학원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더 깊이 세분화하면 달작법 시리즈는 ‘의류 디자인’, 오토보쿠는 ‘아가씨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예시 2) 모호한 테마 -大図書館の羊飼い(AUGUST, 2013), フローラル・フローラブ (SAGA PLANETS, 2016)
예시로 든 위 두 작품은 ‘학원물’을 메인 테마로 들고 있으며, 둘 모두 제작측에서는 장르명으로 ‘(학원)연애 ADV’라고 칭하고 있으나 서로가 완전히 다른 내용과 방향성을 가진 게임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동아리물’로도 세분화할 수 있지만 게임의 목적이 등장인물들의 ‘청춘’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아니죠. 후자의 경우는 단순화하기 어려운 테마와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메이커가 내건 장르명 또한 큰 의미를 가지지도 못합니다. 이와 같은 복잡성을 띤 게임을 설명하고 분류하는 데에 있어서 테마라는 기준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1-1-3. 플레이어의 실제
①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주인공=플레이어
‘플레이어의 실제’, 즉 모니터 앞에 앉아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존재, 실제를 게임에서 가정 하느냐에 대한 것인데, 이 기준은 최근 게임에 들어서는 의미를 상실했습니다만, 과거 플레이어 = 주인공으로 동일시되어 플레이어 스스로가 (스테이터스의) 육성을 통해 스스로 맺어지는 히로인을 결정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을 가리는 데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hibiki works의 ‘×CATION’ 시리즈가 이와 같은 형태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지만, 대부분 수치형의 육성 시스템을 버리고 지금은 모나지 않은 아주 기초적인 기본 설정만이 주어진, 플레이어가 직접 이름을 변경할 수 있는 개성이 희박한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게임들은 플레이어와 히로인 간의 직&간접적인 교류와 연애에 목적이 있으며 가상 연애를 넘어 ‘가상 결혼’까지도 시야에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미연시’는 여기에 해당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미연시’의 개념은 확장되어 미소녀 게임 전반을 가리키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논의는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② 어드벤쳐 게임 (ADV, AVG): 주인공≠플레이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플레이어와 주인공의 동일시에 기초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어드벤처 게임은 주인공과 플레이어가 동일시되지 않으며, 플레이어는 한 명의 ‘유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감상하는 수용자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대부분의 미소녀 게임이 여기에 해당되며, 이야기에 주인공이 등장인물로, 그것도 주역으로 등장하며 활약합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동일시되지 않는다고 해서 플레이어 스스로가 주인공 혹은 등장인물과 심리적으로 동일시되거나 공감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비단 미소녀 게임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주 골자로 하는 모든 콘텐츠에 해당되는 본질적 문제이기 때문에, 수용자 개개인에 달려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예시) 幕末尽忠報国烈士伝 -MIBURO- (インレ, 2017)
역사물의 경우 결코 작중 주인공이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와 동일시 되지는 않는다.
③ 그 외 (능욕물 등): 행위자 = 플레이어의 성적 판타지(욕망)를 실현해주는 제 3자 (대리자)
위 두 가지 갈래로 주인공과 플레이어의 관계를 가정했을 때 포함시키기 어려운 게임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래 소개할 '누키게' 중에서도 극단적인 성적 시츄에이션를 지향하는, 소위 '블랙게'라고 일컫어지는 것들인데요. 지금은 주류에서 벗어났지만, 과거 취작臭作 (Elf, 1998)과 야근병동夜勤病棟 (1999, Mink) 등 지금까지도 거론되는 대표적인 '누키게/능욕' 장르들은 퇴폐적이며 윤리적으로 허용하기 어려운 성적 판타지를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들에 등장하는 주인공(혹은 행위자)은 위에서 소개한 두 부류로는 그 본질을 따지기가 어려운데, 바로 올바른 인간으로서의 정상적/윤리적인 사고/행동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시로 든 위 두 작품은 ‘학원물’을 메인 테마로 들고 있으며, 둘 모두 제작측에서는 장르명으로 ‘(학원)연애 ADV’라고 칭하고 있으나 서로가 완전히 다른 내용과 방향성을 가진 게임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동아리물’로도 세분화할 수 있지만 게임의 목적이 등장인물들의 ‘청춘’을 보여주는 것은 결코 아니죠. 후자의 경우는 단순화하기 어려운 테마와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메이커가 내건 장르명 또한 큰 의미를 가지지도 못합니다. 이와 같은 복잡성을 띤 게임을 설명하고 분류하는 데에 있어서 테마라는 기준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1-1-3. 플레이어의 실제
①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주인공=플레이어
‘플레이어의 실제’, 즉 모니터 앞에 앉아 게임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의 존재, 실제를 게임에서 가정 하느냐에 대한 것인데, 이 기준은 최근 게임에 들어서는 의미를 상실했습니다만, 과거 플레이어 = 주인공으로 동일시되어 플레이어 스스로가 (스테이터스의) 육성을 통해 스스로 맺어지는 히로인을 결정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가상 연애 시뮬레이션’을 가리는 데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hibiki works의 ‘×CATION’ 시리즈가 이와 같은 형태의 게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지만, 대부분 수치형의 육성 시스템을 버리고 지금은 모나지 않은 아주 기초적인 기본 설정만이 주어진, 플레이어가 직접 이름을 변경할 수 있는 개성이 희박한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게임들은 플레이어와 히로인 간의 직&간접적인 교류와 연애에 목적이 있으며 가상 연애를 넘어 ‘가상 결혼’까지도 시야에 두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미연시’는 여기에 해당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미연시’의 개념은 확장되어 미소녀 게임 전반을 가리키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논의는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② 어드벤쳐 게임 (ADV, AVG): 주인공≠플레이어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이 플레이어와 주인공의 동일시에 기초하고 있다면, 일반적인 어드벤처 게임은 주인공과 플레이어가 동일시되지 않으며, 플레이어는 한 명의 ‘유저’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감상하는 수용자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대부분의 미소녀 게임이 여기에 해당되며, 이야기에 주인공이 등장인물로, 그것도 주역으로 등장하며 활약합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동일시되지 않는다고 해서 플레이어 스스로가 주인공 혹은 등장인물과 심리적으로 동일시되거나 공감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비단 미소녀 게임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주 골자로 하는 모든 콘텐츠에 해당되는 본질적 문제이기 때문에, 수용자 개개인에 달려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역사물의 경우 결코 작중 주인공이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와 동일시 되지는 않는다.
③ 그 외 (능욕물 등): 행위자 = 플레이어의 성적 판타지(욕망)를 실현해주는 제 3자 (대리자)
위 두 가지 갈래로 주인공과 플레이어의 관계를 가정했을 때 포함시키기 어려운 게임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래 소개할 '누키게' 중에서도 극단적인 성적 시츄에이션를 지향하는, 소위 '블랙게'라고 일컫어지는 것들인데요. 지금은 주류에서 벗어났지만, 과거 취작臭作 (Elf, 1998)과 야근병동夜勤病棟 (1999, Mink) 등 지금까지도 거론되는 대표적인 '누키게/능욕' 장르들은 퇴폐적이며 윤리적으로 허용하기 어려운 성적 판타지를 표현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런 게임들에 등장하는 주인공(혹은 행위자)은 위에서 소개한 두 부류로는 그 본질을 따지기가 어려운데, 바로 올바른 인간으로서의 정상적/윤리적인 사고/행동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로 여성 히로인으로 상징되는 성적 상품화의 대상을 철저하게 유린시키고 능욕하며 결국엔 육체/정신적으로 타락시키는 것에 희열과 목적을 갖고 있는 주인공/행위자의 존재는 종래의 이야기 층위에서의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이 아닌, '인간'의 욕망과 비틀린 성적 판타지의 극한을 실현해내는 망상의 구현체이자 욕망 실현의 대리자가 됩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사회적/윤리적인 '룰'과 '족쇄'에서 벗어나, 한 번 쯤은 이러하고 싶다는 인간 내면의 검은 욕망을 상품화된 여성 히로인에게 투영함으로써 구체화시키는 것과 그 집도자(주인공)의 탄생은 오직 '성인 레이블'의 콘텐츠, 그 중에서도 더더욱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PC 에로게 - 누키게 - 능욕물이기에 가능한 것이며, 그 행위의 주체자는 플레이어와 결코 동일시 될 수 없고 동시에 마냥 플레이어와 심리적 거리를 둔 캐릭터라고도 할 수도 없습니다. 이는 극단적인 행위 주체자(주인공)가 플레이어의 무궁무진한 성적 판타지를 그 대상(미소녀 캐릭터)에게 투영하는 정신적 위안자이며 욕망의 해소자가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살짝 벡터는 다릅니다만, 아래 소개할 '란스 시리즈'가 오랜 시간동안 사랑받으며 팬덤을 형성한 이유도 장대한 스토리텔링 속에서 주인공 혹은 '배드 엔딩'을 통해서 거무칙칙한 성적 판타지의 자유로운 표출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런 성향의 '블랙게'가 동인계열을 포함하여 메이저 브랜드에서도 명맥이 끊기지 않고 다양한 모습으로 나오고 있고, 최근의 소위 '순애물'들의 H신 - 에로 시츄에이션들의 표현 수위나 상황적 극단화가 더 자주 일어나는 것은 단순히 이야기 층위에서의 주인공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인간-오타쿠의 성적 판타지를 구현해주는 정신적 대리자로서의 역할 또한 주인공이 수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며, 바로 이것이 에로게의 '주인공/행위자'가 갖는 독특한 위치일 것입니다.
그라비아 아이돌이 스스로 타락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게임(누키게). 일반적인 남성 주인공을 상정하지 않고, 복수의 남성들(행위자)에게 성적 행위/능욕을 수동적으로 '받는' 여성 히로인을 주인공으로 삼아 색다른 시점을 통한 플레이어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해주고 있다.
1-1-4. 게임 요소의 유무
미소녀 게임 또한 ‘게임’이며 PC를 통한 게임이므로 최소한의 조작성과 UI, 시스템적 요소를 뛰어넘어, 일부는 본격적인 게임 요소를 넣는 등 ‘게임’으로서도 다양하게 실현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서는 게임 요소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실현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분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SRPG 등의 본격 게임 - 게임 요소 有, 혹은 본격 게임
미소녀 게임 내에 본격적으로 조작성을 가진 게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대표적으로 ‘란스 시리즈’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유저의 이야기 내/외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자유도가 높은 편입니다. 다만 미소녀 게임뿐만이 아닌, 타 장르 게임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 매우 보편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미소녀 게임을 특정짓기에는 다소 부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⑥의 예시 1) 神様のゲーム -監禁された6人の男女-(XUSE, 2017). 2017년도 게임 중 ⑥의 '인디적 활력'을 가장 잘 드러냈다고 평가받는 게임
②의 경우엔 비록 과거에 비해 그 수가 줄어들고 조작성이 최소화되는 현대의 트렌드에 맞지 않기 때문에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꾸준하게 특정 브랜드들을 통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장르만이 갖는 고유성 - 플레이어와 게임 내 주인공의 동일성 - 은 서로 비슷한 목적의 ③보다 더더욱 ‘가상 연애’의 실제성을 유저들에게 선사해줄 수 있습니다. ③은 비록 플레이어와 게임 내의 주인공이 동일시되진 않지만, 그들의 스토리텔링보다 주인공과 미소녀 캐릭터(히로인)과의 교류&교감, 궁극적으로는 연애와 그 묘사에 목적을 둔 게임으로 소위 ‘이챠러브(연애묘사)’가 매우 적극적으로 게임에서 실현됩니다. ②, ③의 상업적 전략은 따라서 플레이어들(오타쿠)의 다양한 취향들을 우선적으로 캐릭터의 조밀한 설정과 일러스트, CV 등으로 ‘저격’하는 데에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말그대로 ‘공략’하며 다양한 일상의 시츄에이션, 연애묘사, 에로 등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은 시대를 불문하고 아주 매력적이죠. (웃음) 하지만 반대로 플레이어의 취향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이러한 게임들은 자연스레 빛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어쩌면 매우 대중적이지만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는 받을 수 없는, 그 아이러니한 밸런스가 공존하는 장르이기도 하죠.
②의 예시 -新妻LOVELY×CATION (hibiki works, 2017)



비록(?) 전연령이지만, ⑤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소녀 게임은 각각의 성향과 특징, 목적 및 의도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띤 게임으로 구체화되며 오타쿠들의 복잡다단한 욕망들을 해소시켜주는 데에 여전히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시장 자체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상업적으로도 쇠퇴기에 놓여 있지만, 오오테 브랜드들의 ‘좋은 게임’으로 상징되는 환원 의식과 플랫폼의 다양화, 전연령화 등의 다양한 노력들이 여전히 기울여지고 있고 업계 전반적으로 캐주얼하고 ‘밝은’ 게임들이 대세였다면 다시 조금씩 ‘시리어스’함에 대한 고찰과 시도 등이 엿보이기도 하는 등 게임 내적으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1-1-4. 게임 요소의 유무
미소녀 게임 또한 ‘게임’이며 PC를 통한 게임이므로 최소한의 조작성과 UI, 시스템적 요소를 뛰어넘어, 일부는 본격적인 게임 요소를 넣는 등 ‘게임’으로서도 다양하게 실현될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서는 게임 요소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식으로 실현되어 있는지를 중심으로 분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SRPG 등의 본격 게임 - 게임 요소 有, 혹은 본격 게임
미소녀 게임 내에 본격적으로 조작성을 가진 게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가리킵니다. 대표적으로 ‘란스 시리즈’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와 같은 게임들은 기본적으로 유저의 이야기 내/외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자유도가 높은 편입니다. 다만 미소녀 게임뿐만이 아닌, 타 장르 게임까지 포함시킬 수 있는 매우 보편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미소녀 게임을 특정짓기에는 다소 부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예시) 란스 시리즈(アリスソフト), 天結いキャッスルマイスター(エウシュリー, 2017)
② 비주얼 / 인터렉티브 노벨 게임 (본격 노벨) - 게임 요소 전무, 선택지 x
위와는 정반대로, 게임이지만 유저가 조작 가능한 요소가 기초적인 세이브/로드, 설정, UI 조정 등의 시스템적인 요소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혹은 극한적으로 최소화된 게임을 가리킵니다. ‘게임’이라는 종합 매체를 빌린 이야기 콘텐츠라고 보셔도 무방할 정도지요. 자연스럽게 유저가 이야기에 참여할 수 없고, 자유도 또한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 같은 경우에도 이야기를 보는 순서 혹은 공략 순서(동선)를 정할 수는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게 조금씩 등장하는 장르로, 최근에는 ‘페이트 시리즈’로 유명한 TYPE-MOON의 ‘마법사의 밤’과 minori의 게임들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자신들의 게임에 어드벤처 (게임)을 장르명에 넣어 소개하지 않습니다.


② 비주얼 / 인터렉티브 노벨 게임 (본격 노벨) - 게임 요소 전무, 선택지 x
위와는 정반대로, 게임이지만 유저가 조작 가능한 요소가 기초적인 세이브/로드, 설정, UI 조정 등의 시스템적인 요소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혹은 극한적으로 최소화된 게임을 가리킵니다. ‘게임’이라는 종합 매체를 빌린 이야기 콘텐츠라고 보셔도 무방할 정도지요. 자연스럽게 유저가 이야기에 참여할 수 없고, 자유도 또한 거의 주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이 같은 경우에도 이야기를 보는 순서 혹은 공략 순서(동선)를 정할 수는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꾸준하게 조금씩 등장하는 장르로, 최근에는 ‘페이트 시리즈’로 유명한 TYPE-MOON의 ‘마법사의 밤’과 minori의 게임들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들은 자신들의 게임에 어드벤처 (게임)을 장르명에 넣어 소개하지 않습니다.


예시) 魔法使いの夜(TYPE-MOON, 2012), トリノライン(minori, 2017)
③ 어드벤쳐 게임 - 게임 요소 일부가 주로 선택지로 실현
위 두 극단의 케이스에서 중도, 혹은 ②에서 게임 요소가 일부 실현된 경우로, 앞서 소개한 ‘플레이어의 실제’의 ‘어드벤처 게임’과 한데 묶어서 많은 미소녀 게임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일반적으로 유저가 게임 내 주로 ‘선택(지)’ 요소로 실현된 게임성을 통해서 주로 이야기 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며, 그 자유도는 주로 공략 히로인의 선택에 집중되어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회화(야리토리), 장면, 에피소드, 사건 등을 고를 수 있도록 실현되어 있습니다.
예시) 金色ラブリッチェ (SAGA PLANETS, 2017)
③ 어드벤쳐 게임 - 게임 요소 일부가 주로 선택지로 실현
위 두 극단의 케이스에서 중도, 혹은 ②에서 게임 요소가 일부 실현된 경우로, 앞서 소개한 ‘플레이어의 실제’의 ‘어드벤처 게임’과 한데 묶어서 많은 미소녀 게임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일반적으로 유저가 게임 내 주로 ‘선택(지)’ 요소로 실현된 게임성을 통해서 주로 이야기 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며, 그 자유도는 주로 공략 히로인의 선택에 집중되어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회화(야리토리), 장면, 에피소드, 사건 등을 고를 수 있도록 실현되어 있습니다.
선택지의 양상이 히로인의 공략 위주에서 야리토리와 에피소드, 추가 H신 열람 중심 등으로 다양화 됨. 따라서 선택지가 공통 루트뿐만 아니라 히로인 루트에서도 등장할 수 있게 된다.
1-1-5. 성향 - 제작의도, 목적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미소녀 게임의 장르 분류 기준은 게임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나타나는 게임의 성향, 거슬러 올라가 즉 제작자의 의도와 목적이 됩니다. 이 기준은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최근의 미소녀 게임에서 특히 더 포착할 수 있는 고유한 특징으로 미소녀 게임, 에로게가 근본적으로 캐릭터(모에)의 상품화와 그 지배를 매우 크게 받는 오타쿠 컬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근래 거의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캐릭터(화)의 영향 아래 놓이면서 이야기 구조와 내용 자체도 심플하고 캐주얼한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미소녀(캐릭터)와 모에의 상품화가 시작된 오타쿠 컬쳐에서라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필연적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에로 시츄에이션의 다양함을 위한 누키게를 제외하면, 그것이 아닌 非누키게는 과거의 인디/언더그라운드적 활력을 지닌 다양한 게임군에서 점차 캐릭터 산업에 영향을 받는, 정형화된 가이드라인의 게임들이 많아지게 되었고 이와 같은 게임들은 자신들의 캐릭터를 조명하고 매력을 극대화하며 유저들과의 교감에 초점을 맞추어 스토리 또한 이를 위한 수단으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시리어스하며 무게감 있는 갈등 없이 무난한 기승전결을 보이는 이러한 게임들은 이야기 내부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으나, 오타쿠 문화의 소비자들이 미소녀 게임을 통해 얻으려는 욕망과 부합하면서 지금은 미소녀 게임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게임들을 편의적으로 캐릭터(성)에 게임의 성향과 방향성, 목적과 의도가 있다고 하여 캐릭터 게임(캬라게/캐러게/모에게)으로 부르곤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스토리 텔링에 집중하여 그 완성도를 높이며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는 게임을 스토리 게임(스토리게)라고 지칭할 수 있습니다.
① 누키게(抜きゲー)
예시1) - ビッチ学園が清純なはずがないっ!!? (onomatope* raspberry 2017)
기본적인 스토리 텔링과 세계관, 테마의 요소요소들은 모두 히로인들과의 다양한 에로 시츄에이션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 배치된다. 마땅히 해소되어야 할 갈등 등도 ‘에로’로 모두 해결될 수 있다는 성적 판타지의 극명한 발현이 특징적이다. 전형적인 누키게.
예시2) - 미소녀 만화경 시리즈 (ωstar)
에로게를 자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미소녀 만화경만큼은 하듯 오타쿠들에게도 대중적으로 꽤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누키게. 하지만 위 예시1과는 조금 달리, 시리즈만의 독특한 판타지성 스토리 텔링과 그 구성 또한 알차게 잡고 있어서 단순히 에로 시츄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고, 이러한 성향을 띠는 누키게 또한 제법 많은 편. 즉, 게임의 주 목적은 역시 다양한 에로 시츄를 유저들에게 선사하는 것에 있으나, 이 자극성을 토대로 나름대로의 스토리 텔링 또한 보여주려 한다.
② 非누키게 - 캐러게/모에게
예시1) - ネコぱら 시리즈 (NEKO WORKs)
클라우드 펀딩으로 고퀄리티 OVA로도 제작된 ‘네코파라 시리즈’는 근래 가장 성공한 캐릭터/모에 게임 중 하나다. 의인화된 고양이들과 카페를 운영해나가는 설정과 스토리는 자극적인 맛 없이 편안함과 흐뭇함을 선사해주며, 이 안에서 이런저런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들은 유저들의 정신적인 위안과 힐링을 지향한다.
예시2) - お家に帰るまでがましまろです (ま~まれぇど, 2017)
위 소개한 네코파라와는 살짝 다른 방면의 캐러게로 나름의 설정과 세계관을 확립하여 주인공의 활약 등으로 상징되는 등장인물들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일련의 갈등 및 사건이 무난히 해결된 이후 캐릭터(히로인)과의 이챠러브에 중점을 두는, 최근의 미소녀 게임에 있어서 가장 정형화된 케이스. 그리고 누키게에서도 스토리 텔링을 강조하는 것들이 있듯이 캐러게에서도 나름의 스토리 텔링을 보여주며 유저들을 다양한 방면으로 즐겁게 만들어주는 게임도 있는 등 다양성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과 시야에는 캐릭터(히로인)이 있다.
③ 非누키게 - 스토리게
예시1) サクラノ詩 (枕, 2015)
근래 발매된 게임 중에서 가장 ‘스토리’면에서 대중적인 지지와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과거 에로게의 인디/언더그라운드적 활력을 가진 소수 중 하나. 장대한 스토리 텔링을 통하여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뚜렷한 게임으로, 등장인물(캐릭터, 히로인)들을 이를 위한 수단, 도구화 시키는 것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예시2) フローラル・フローラブ (SAGA PLANETS, 2016)
이 게임을 예시로 든 이유는 위를 어떤 게임으로 볼 것이냐 - 캐러게냐 스토리게냐 - 에 따라 작품을 수용하는 양상과 감상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캐릭터성과 스토리 양자를 비교적 적은 볼륨 안에 다 잡으려고 한 모험적인 게임으로 그 시도가 비록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현대 에로게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 중 하나를 제시했다.
성향에 따른 분류는 위와 같이 3가지 하위 장르로 나누어볼 수 있겠으나 이 역시 다분히 편의적이고 용어가 의미하는 것도 중의적이기 때문에 완전히 적합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 게임을 ‘스토리게’라고 지칭한다면, 어떤 유저는 스토리가 좋은 게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으며 또 어떤 유저는 캐릭터가 빈약한 게임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캐러게’라고 지칭한다면 캐릭터가 매력적인 게임, 혹은 스토리가 별로인 나머지 게임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즉 개별 게임의 성향을 위의 분류로는 용어가 주는 인식의 온도차와 개별 게임의 고유성으로 인해 온전히 일반화를 거둘 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무엇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스토리와 캐릭터 양자를 모두 잡으려는 경계선상에 위치한 게임의 경우엔 개인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조차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미소녀 게임(에로게) 유저들이 찾는 비평 사이트인 ‘에로게 스케이프(ErogameScape)’에선 누키게인지 非누키게인지의 2택에만 연령(전연령/성인)과 함께 대표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는 특정 게임을 한 마디로 정의할 때 매우 효과적인 판단재료가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 사이에선 테마와 함께 가장 널리 사용하게 되는 장르 분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에로게 스케이프에선 H신의 묘사와 강도, 강제성 등의 성질을 준거로 하여 ‘화간(和姦)’, ‘능욕(陵辱)’, ‘어느 쪽도 아님(どちらともいえない)’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능욕물이 누키게에 포함된다는 점, H신의 성질만으로는 어떤 게임인지 (특히 화간, 어느 쪽도 아님) 알게 해주기는 어렵다는 점, 일반 게임을 포괄할 수 없다는 점 등의 이유로 본 포스팅에서는 조명하여 다루지 않았습니다.
1-2. 통계자료 및 분석
1-2-1. 트위터 설문을 통해 바라본 대표적인 미소녀 게임 장르 구분의 기준
이번에 다룰 자료는 실제 에로게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는 플레이어 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미소녀 게임 개별&전반을 가리킬 때 대표적이라고 생각되는 장르의 분류 & 세분화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으며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50%(16명)가 제작의도, 목적(성향)이라고 답했고, 다음 28%(9명)가 테마, 19%(6명)가 게임의 대상 연령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플레이어의 실제, 게임 요소 등)는 1명(3%)이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한 설문을 한 이유는 필자의 팔로잉/워가 미소녀 게임(에로게)에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분들이므로, 설문의 모집단으로써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2-2. 결과 해석
에로게를 직접 플레이하고 경험한 플레이어가 특정 게임 / 에로게 전반에 대한 하위 장르를 구별지어 특징지을 때, 게임의 대상 연령과 사용한 테마, 그리고 게임의 목적, 의도(성향)에 따른 분류가 적합하며, 가장 많은 분들이 그 중에서도 누키게, 캐러게, 스토리게 등으로 그 게임의 목적, 의도, 성향에 따라 나누는 것에 대표성이 있다고 응답해주셨습니다.
게임이 사용하는 소재, 무대, 배경 등을 대표하는 ‘테마’에 또한 많이 응답해주셨는데, 이는 하나의 게임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 성향 못지 않게 어떤 테마의 게임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특히 역사물이나 미스터리, 여장물과 같은 특수한 성질의 테마인 경우 이 자체만으로도 그 게임을 대표하는 하위장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대상 연령 또한 일종의 커다란 테마와도 같은 기능을 하는데, 성인 게임은 부담스럽지만 ‘비주얼 노벨’이라는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대상 연령은 가장 중요한 하위장르로 구별될 수 있을 것입니다.
1-3. 의의 및 이해
미소녀 게임의 장르 구분, 세분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선행된다면, 단순히 하나의 게임을 하는 데에 있어 사전, 사후에 파악 가능한 부분을 넘어서 해당 게임의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맞추어 즐길 것인지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누키게를 플레이할 때엔 스토리텔링에서 캐릭터의 역할과 전개의 세밀함, 완성도 등에서 깐깐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고 오직 다양한 에로 시츄에이션을 즐기고 이것이 성공적이라면 만족할 수 있듯,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평가 또한 누키게에서 스토리게의 평가 잣대를 사용하지는 않게 될 것이고 스토리게와 캐러게 또한 서로 다른 감상&수용&평가의 잣대를 사용하지 않게 되리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의 캐릭터 게임이 어떻게 실현되며 그 목적과 방향성이 어떤 식으로 집중되어 게임에 실현되는지 - 즉 어떤 성향의 게임인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 되겠습니다만 일련의 것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면 각각의 게임들을 더 즐겁고 즐길 수 있는 첫걸음이자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저 스스로가 해당 게임을 어떻게 볼 것인지 자신만의 판단 준거와 장르 분류가 필요하고, 이후 ‘2. 미소녀 게임의 미래’ 항목에서 다룰, 필자가 분류한 하위장르 6가지가 그 과정에서 이 글을 봐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미소녀 게임의 미래
2-1. 스낵컬쳐와 캐릭터 산업
현대의 문화 트렌드와 대중 지향적 엔터테인먼트의 방향성은 바로 직관성과 캐주얼(가벼움)에 있습니다. 이는 복잡다단한 것을 해체하고 종래의 권위를 상실시키며, 그 과정과 결과에서 단순하면서 즉각적이고 자극성이 뚜렷한 콘텐츠를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것들을 중심으로 상업화, 상품화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문화 산업 전반 특히 서브 컬쳐의 핵심에 놓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 산업'입니다. 여기에서 오타쿠 컬쳐는 캐릭터 산업의 시발점이자 중심지이며 소위 'xx 모에화'를 주축으로 하는 상업 게임들의 흥행은 오타쿠 컬쳐의 기저에 있는 욕망과 지향점을 직, 간접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심지어 '남성(캐릭터)'가 최대한 등장하지 않으며 미소녀들끼리만의 스토리텔링을 꾸리거나 그러한 콘셉트를 지향하는, 소위 '미소녀 동물원'의 성격을 띤 애니메이션들의 대두는 이 트렌드의 이상향이기도 하죠.

이 중에서 과거, 그리고 현재로 이어지는 오랜 기간동안의 오타쿠 컬쳐의 지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 '페이트' 또한 결국 캐릭터화(모에화)와 성적 판타지가 과거뿐만 아니라 지금의 모에화-상품화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현재 진행중이며 과거 선구적인 역할에서 지금은 팬덤을 쌓은 가장 확고한 타이틀로 모에 트렌드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페이트' 인기의 시초가 'PC 미소녀 게임(에로게)'였듯 미소녀 게임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선 이를 지배하고 있는 현대 서브 컬쳐의 트렌드를 올바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2. 미소녀 게임의 본질
본래 텍스트를 기반한 스토리텔링과 그래픽, 사운드의 기초적인 조합으로 '사운드/비주얼 노벨' 등으로 표현되는 PC 게임이 출발했던 때엔 ‘성인’ 요소는 인디/언더그라운드적 표현의 자유와 과감성, 도전과 모험을 위한 ‘리미트 해제’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의 PC 미소녀 게임과는 재료와 틀의 유사성은 있을지언정 목적과 그 활력 자체가 지금과는 다소간 달랐죠. 본격적으로 상업화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기 전의 그것들은 크리에이터들의 (주로 스토리텔러들의) 상상력과 과감성, 모험을 펼칠 수 있는 스케치북이었고 이야기의 나라였습니다. 심지어 미소녀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일부 어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나 그렇듯, 인디적 활력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우며 이것이 생계수단화 되는 순간 작품(창작물)에서 크리에이터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급격히 제한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물건을 사주는 소비자 - 오타쿠들의 취향에 민감해질 수밖엔 없으며, 이 때부터 본격적인 상업 미소녀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창작자가 오타쿠 컬쳐와 타협하는 순간이 됩니다.
‘페이트’의 성공은 그 상상력과 작품에의 열정, 궁리와 내적 요인 등으로 분석될 수 있는 성공 요인뿐만 아니라, 모에화의 시초인 영웅들의 ‘미소녀화’와 친숙한 대중화는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와 절묘하게 부합되어 본질을 꿰뚫었고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는 본격적으로 캐릭터 산업과 미소녀와 모에의 상품화가 이뤄진 지금에서도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며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콘텐츠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지금이야말로 더 페이트 판타지는 잘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문에 모바일 플랫폼인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대대적인 흥행과 성공은 가챠 문화의 구조적 성장과 타이밍 등이 어우러진 단순한 우연적 결과가 아니라,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와 캐릭터의 상품화를 절묘하게 포착한 선구적인 오리지널의 업적과 성과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결국 미소녀 게임, 나아가 오타쿠 컬쳐에서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일상의 무료함과 갈증을 씻어주기 위한 ‘성적 판타지’의 자극성과 더불어,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서의 고단함과 피로, 불행을 위로해주며 수용자(플레이어)가 공감하고 힐링될 수 있는 정신 위생적 생존 공간인 것입니다. 이 양자를 포착하고 게임으로써 구현화하여 그 욕망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미소녀 게임이며, 주로 감정 이입과 성적 욕망의 투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미소녀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이고 그 중에서 ‘성적 판타지’의 해소는 인디 시절부터 쌓아온 긴 시간동안의 미소녀 게임, 특히 에로게의 몫이며 지금에 와서는 본질의 기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소녀 게임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적 판타지의 해소와 힐링과 공감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동안은 미소녀 게임은 결코 오타쿠 컬쳐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2-3. 미소녀 게임의 현재와 미래
스낵 컬쳐와 캐주얼화, 캐릭터의 상품화로 대변되는 지금의 서브 컬쳐의 트렌드가 어떠하며, 그 중 오타쿠 컬쳐의 기저에 있는 욕망 그리고 미소녀 게임의 본질과 역할을 부분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면, 미소녀 게임이 현재 실제로 어떻게 실현되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유지&발전되어 갈 것인지 그 미래는 과연 어떠한지를 예측하는 것도 즐기며 감상하고 수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미소녀 게임은 앞서 살펴본 ‘1. 장르 개관과 이해’를 참고하여 드러난 성향과 그 목적, 그리고 캐릭터 산업의 트렌드에 맞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크게 6가지의 하위장르로 나누어 실현되고 있다고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편의적인 구분입니다.)
① 에로 시츄에이션 지향의 어드벤처 게임 (누키게)
② 연애 시뮬레이션형 가상 연애 게임 (연애 시뮬 혹은 미연시)
③ 캐릭터 기반의 연애 어드벤처 게임 (연애 어드벤처 게임)
④ 스토리 기반의 캐릭터 지향 게임 (캐릭터 게임)
⑤ 캐릭터 기반의 스토리 지향 게임 (스토리 게임)
⑥ 그 외 - SRPG, 인디 지향 게임 등
① 누키게와 ⑥ 특수한 목적성을 가진 게임들을 제외한다면, 주류라 불릴 수 있는 대부분의 미소녀 게임(에로게)들은 ② ③ ④ ⑤ 중 하나의 성향을 띠고 있으며 모두 게임에 있어서 이야기 내적으로는 등장인물, 히로인,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게임 외적으로는 굿즈, 상품화의 대상이 되는 ‘미소녀 캐릭터’가 근간이 됩니다. 더 이상 단순히 스토리텔링의 소모품으로서 캐릭터가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물론 여전히 ⑥에 해당되는 SRPG를 비롯한, 독자적인 게임관과 활력을 가진 작품은 PC 미소녀 게임이라는 에로게 20여년의 역사와 장르 특성 상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주류를 형성하기에는 그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무척 미미하며 SRPG와 같은 하이브리드 장르의 경우 현실적인 제반 여건 상 에로게 내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기는 어렵습니다. (주로 소수의 전문 브랜드만이 이러한 게임을 개발) ①의 경우에도 그것이 ‘에로게’인 이상 지속적으로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의 실현을 돕는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겠지만 이 역시 미소녀 게임의 총체를 대표하는 장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1-1-5. 성향 - 제작의도, 목적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미소녀 게임의 장르 분류 기준은 게임 내에서 직/간접적으로 나타나는 게임의 성향, 거슬러 올라가 즉 제작자의 의도와 목적이 됩니다. 이 기준은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최근의 미소녀 게임에서 특히 더 포착할 수 있는 고유한 특징으로 미소녀 게임, 에로게가 근본적으로 캐릭터(모에)의 상품화와 그 지배를 매우 크게 받는 오타쿠 컬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근래 거의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캐릭터(화)의 영향 아래 놓이면서 이야기 구조와 내용 자체도 심플하고 캐주얼한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미소녀(캐릭터)와 모에의 상품화가 시작된 오타쿠 컬쳐에서라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필연적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에로 시츄에이션의 다양함을 위한 누키게를 제외하면, 그것이 아닌 非누키게는 과거의 인디/언더그라운드적 활력을 지닌 다양한 게임군에서 점차 캐릭터 산업에 영향을 받는, 정형화된 가이드라인의 게임들이 많아지게 되었고 이와 같은 게임들은 자신들의 캐릭터를 조명하고 매력을 극대화하며 유저들과의 교감에 초점을 맞추어 스토리 또한 이를 위한 수단으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시리어스하며 무게감 있는 갈등 없이 무난한 기승전결을 보이는 이러한 게임들은 이야기 내부적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으나, 오타쿠 문화의 소비자들이 미소녀 게임을 통해 얻으려는 욕망과 부합하면서 지금은 미소녀 게임의 주류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게임들을 편의적으로 캐릭터(성)에 게임의 성향과 방향성, 목적과 의도가 있다고 하여 캐릭터 게임(캬라게/캐러게/모에게)으로 부르곤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스토리 텔링에 집중하여 그 완성도를 높이며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는 게임을 스토리 게임(스토리게)라고 지칭할 수 있습니다.
① 누키게(抜きゲー)

기본적인 스토리 텔링과 세계관, 테마의 요소요소들은 모두 히로인들과의 다양한 에로 시츄에이션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 배치된다. 마땅히 해소되어야 할 갈등 등도 ‘에로’로 모두 해결될 수 있다는 성적 판타지의 극명한 발현이 특징적이다. 전형적인 누키게.

에로게를 자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미소녀 만화경만큼은 하듯 오타쿠들에게도 대중적으로 꽤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누키게. 하지만 위 예시1과는 조금 달리, 시리즈만의 독특한 판타지성 스토리 텔링과 그 구성 또한 알차게 잡고 있어서 단순히 에로 시츄만을 위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이 특징이고, 이러한 성향을 띠는 누키게 또한 제법 많은 편. 즉, 게임의 주 목적은 역시 다양한 에로 시츄를 유저들에게 선사하는 것에 있으나, 이 자극성을 토대로 나름대로의 스토리 텔링 또한 보여주려 한다.
② 非누키게 - 캐러게/모에게

클라우드 펀딩으로 고퀄리티 OVA로도 제작된 ‘네코파라 시리즈’는 근래 가장 성공한 캐릭터/모에 게임 중 하나다. 의인화된 고양이들과 카페를 운영해나가는 설정과 스토리는 자극적인 맛 없이 편안함과 흐뭇함을 선사해주며, 이 안에서 이런저런 모습을 보이는 캐릭터들은 유저들의 정신적인 위안과 힐링을 지향한다.
위 소개한 네코파라와는 살짝 다른 방면의 캐러게로 나름의 설정과 세계관을 확립하여 주인공의 활약 등으로 상징되는 등장인물들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일련의 갈등 및 사건이 무난히 해결된 이후 캐릭터(히로인)과의 이챠러브에 중점을 두는, 최근의 미소녀 게임에 있어서 가장 정형화된 케이스. 그리고 누키게에서도 스토리 텔링을 강조하는 것들이 있듯이 캐러게에서도 나름의 스토리 텔링을 보여주며 유저들을 다양한 방면으로 즐겁게 만들어주는 게임도 있는 등 다양성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게임의 궁극적인 목적과 시야에는 캐릭터(히로인)이 있다.
③ 非누키게 - 스토리게

근래 발매된 게임 중에서 가장 ‘스토리’면에서 대중적인 지지와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과거 에로게의 인디/언더그라운드적 활력을 가진 소수 중 하나. 장대한 스토리 텔링을 통하여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뚜렷한 게임으로, 등장인물(캐릭터, 히로인)들을 이를 위한 수단, 도구화 시키는 것에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 게임을 예시로 든 이유는 위를 어떤 게임으로 볼 것이냐 - 캐러게냐 스토리게냐 - 에 따라 작품을 수용하는 양상과 감상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캐릭터성과 스토리 양자를 비교적 적은 볼륨 안에 다 잡으려고 한 모험적인 게임으로 그 시도가 비록 성공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현대 에로게가 나아갈 수 있는 방향 중 하나를 제시했다.
성향에 따른 분류는 위와 같이 3가지 하위 장르로 나누어볼 수 있겠으나 이 역시 다분히 편의적이고 용어가 의미하는 것도 중의적이기 때문에 완전히 적합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특정 게임을 ‘스토리게’라고 지칭한다면, 어떤 유저는 스토리가 좋은 게임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으며 또 어떤 유저는 캐릭터가 빈약한 게임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캐러게’라고 지칭한다면 캐릭터가 매력적인 게임, 혹은 스토리가 별로인 나머지 게임이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즉 개별 게임의 성향을 위의 분류로는 용어가 주는 인식의 온도차와 개별 게임의 고유성으로 인해 온전히 일반화를 거둘 수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무엇보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스토리와 캐릭터 양자를 모두 잡으려는 경계선상에 위치한 게임의 경우엔 개인에 따라 판단이 갈릴 수조차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미소녀 게임(에로게) 유저들이 찾는 비평 사이트인 ‘에로게 스케이프(ErogameScape)’에선 누키게인지 非누키게인지의 2택에만 연령(전연령/성인)과 함께 대표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는 특정 게임을 한 마디로 정의할 때 매우 효과적인 판단재료가 되기 때문에 플레이어 사이에선 테마와 함께 가장 널리 사용하게 되는 장르 분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에로게 스케이프에선 H신의 묘사와 강도, 강제성 등의 성질을 준거로 하여 ‘화간(和姦)’, ‘능욕(陵辱)’, ‘어느 쪽도 아님(どちらともいえない)’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능욕물이 누키게에 포함된다는 점, H신의 성질만으로는 어떤 게임인지 (특히 화간, 어느 쪽도 아님) 알게 해주기는 어렵다는 점, 일반 게임을 포괄할 수 없다는 점 등의 이유로 본 포스팅에서는 조명하여 다루지 않았습니다.
1-2. 통계자료 및 분석
1-2-1. 트위터 설문을 통해 바라본 대표적인 미소녀 게임 장르 구분의 기준
이번에 다룰 자료는 실제 에로게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는 플레이어 3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로, ‘미소녀 게임 개별&전반을 가리킬 때 대표적이라고 생각되는 장르의 분류 & 세분화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으며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7. 1. 15 ~ 17, 3일 간 트위터의 설문 조사 기능을 사용하여 조사]
50%(16명)가 제작의도, 목적(성향)이라고 답했고, 다음 28%(9명)가 테마, 19%(6명)가 게임의 대상 연령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플레이어의 실제, 게임 요소 등)는 1명(3%)이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한 설문을 한 이유는 필자의 팔로잉/워가 미소녀 게임(에로게)에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은 분들이므로, 설문의 모집단으로써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2-2. 결과 해석
에로게를 직접 플레이하고 경험한 플레이어가 특정 게임 / 에로게 전반에 대한 하위 장르를 구별지어 특징지을 때, 게임의 대상 연령과 사용한 테마, 그리고 게임의 목적, 의도(성향)에 따른 분류가 적합하며, 가장 많은 분들이 그 중에서도 누키게, 캐러게, 스토리게 등으로 그 게임의 목적, 의도, 성향에 따라 나누는 것에 대표성이 있다고 응답해주셨습니다.
게임이 사용하는 소재, 무대, 배경 등을 대표하는 ‘테마’에 또한 많이 응답해주셨는데, 이는 하나의 게임을 파악하는 데에 있어 성향 못지 않게 어떤 테마의 게임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특히 역사물이나 미스터리, 여장물과 같은 특수한 성질의 테마인 경우 이 자체만으로도 그 게임을 대표하는 하위장르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대상 연령 또한 일종의 커다란 테마와도 같은 기능을 하는데, 성인 게임은 부담스럽지만 ‘비주얼 노벨’이라는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대상 연령은 가장 중요한 하위장르로 구별될 수 있을 것입니다.
1-3. 의의 및 이해
미소녀 게임의 장르 구분, 세분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선행된다면, 단순히 하나의 게임을 하는 데에 있어 사전, 사후에 파악 가능한 부분을 넘어서 해당 게임의 어떤 부분에 포인트를 맞추어 즐길 것인지를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누키게를 플레이할 때엔 스토리텔링에서 캐릭터의 역할과 전개의 세밀함, 완성도 등에서 깐깐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고 오직 다양한 에로 시츄에이션을 즐기고 이것이 성공적이라면 만족할 수 있듯,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평가 또한 누키게에서 스토리게의 평가 잣대를 사용하지는 않게 될 것이고 스토리게와 캐러게 또한 서로 다른 감상&수용&평가의 잣대를 사용하지 않게 되리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현대의 캐릭터 게임이 어떻게 실현되며 그 목적과 방향성이 어떤 식으로 집중되어 게임에 실현되는지 - 즉 어떤 성향의 게임인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 되겠습니다만 일련의 것들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다면 각각의 게임들을 더 즐겁고 즐길 수 있는 첫걸음이자 이정표가 되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저 스스로가 해당 게임을 어떻게 볼 것인지 자신만의 판단 준거와 장르 분류가 필요하고, 이후 ‘2. 미소녀 게임의 미래’ 항목에서 다룰, 필자가 분류한 하위장르 6가지가 그 과정에서 이 글을 봐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 미소녀 게임의 미래
2-1. 스낵컬쳐와 캐릭터 산업
현대의 문화 트렌드와 대중 지향적 엔터테인먼트의 방향성은 바로 직관성과 캐주얼(가벼움)에 있습니다. 이는 복잡다단한 것을 해체하고 종래의 권위를 상실시키며, 그 과정과 결과에서 단순하면서 즉각적이고 자극성이 뚜렷한 콘텐츠를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러한 것들을 중심으로 상업화, 상품화가 이루어지게 되었고, 문화 산업 전반 특히 서브 컬쳐의 핵심에 놓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캐릭터 산업'입니다. 여기에서 오타쿠 컬쳐는 캐릭터 산업의 시발점이자 중심지이며 소위 'xx 모에화'를 주축으로 하는 상업 게임들의 흥행은 오타쿠 컬쳐의 기저에 있는 욕망과 지향점을 직, 간접적으로 대변해주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심지어 '남성(캐릭터)'가 최대한 등장하지 않으며 미소녀들끼리만의 스토리텔링을 꾸리거나 그러한 콘셉트를 지향하는, 소위 '미소녀 동물원'의 성격을 띤 애니메이션들의 대두는 이 트렌드의 이상향이기도 하죠.
[미소녀와 유유자적의 생활은 오타쿠들의 마음 속 공허를 채운다]
이 중에서 과거, 그리고 현재로 이어지는 오랜 기간동안의 오타쿠 컬쳐의 지분을 상당히 보유하고 있는 타이틀 '페이트' 또한 결국 캐릭터화(모에화)와 성적 판타지가 과거뿐만 아니라 지금의 모에화-상품화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현재 진행중이며 과거 선구적인 역할에서 지금은 팬덤을 쌓은 가장 확고한 타이틀로 모에 트렌드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페이트' 인기의 시초가 'PC 미소녀 게임(에로게)'였듯 미소녀 게임의 본질을 파헤치기 위해선 이를 지배하고 있는 현대 서브 컬쳐의 트렌드를 올바르게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2. 미소녀 게임의 본질
본래 텍스트를 기반한 스토리텔링과 그래픽, 사운드의 기초적인 조합으로 '사운드/비주얼 노벨' 등으로 표현되는 PC 게임이 출발했던 때엔 ‘성인’ 요소는 인디/언더그라운드적 표현의 자유와 과감성, 도전과 모험을 위한 ‘리미트 해제’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지금의 PC 미소녀 게임과는 재료와 틀의 유사성은 있을지언정 목적과 그 활력 자체가 지금과는 다소간 달랐죠. 본격적으로 상업화의 가이드라인이 정해지기 전의 그것들은 크리에이터들의 (주로 스토리텔러들의) 상상력과 과감성, 모험을 펼칠 수 있는 스케치북이었고 이야기의 나라였습니다. 심지어 미소녀 게임이라고 부르기도 일부 어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나 그렇듯, 인디적 활력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우며 이것이 생계수단화 되는 순간 작품(창작물)에서 크리에이터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급격히 제한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물건을 사주는 소비자 - 오타쿠들의 취향에 민감해질 수밖엔 없으며, 이 때부터 본격적인 상업 미소녀 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창작자가 오타쿠 컬쳐와 타협하는 순간이 됩니다.
‘페이트’의 성공은 그 상상력과 작품에의 열정, 궁리와 내적 요인 등으로 분석될 수 있는 성공 요인뿐만 아니라, 모에화의 시초인 영웅들의 ‘미소녀화’와 친숙한 대중화는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와 절묘하게 부합되어 본질을 꿰뚫었고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했으며, 이는 본격적으로 캐릭터 산업과 미소녀와 모에의 상품화가 이뤄진 지금에서도 영향력을 크게 발휘하며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콘텐츠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히려 과거보다 지금이야말로 더 페이트 판타지는 잘 어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문에 모바일 플랫폼인 '페이트 그랜드 오더'의 대대적인 흥행과 성공은 가챠 문화의 구조적 성장과 타이밍 등이 어우러진 단순한 우연적 결과가 아니라,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와 캐릭터의 상품화를 절묘하게 포착한 선구적인 오리지널의 업적과 성과의 필연적인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세계적인 흥행 성적을 거두고 있는 페이트 그랜드 오더. 다만 게임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결국 미소녀 게임, 나아가 오타쿠 컬쳐에서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일상의 무료함과 갈증을 씻어주기 위한 ‘성적 판타지’의 자극성과 더불어,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서의 고단함과 피로, 불행을 위로해주며 수용자(플레이어)가 공감하고 힐링될 수 있는 정신 위생적 생존 공간인 것입니다. 이 양자를 포착하고 게임으로써 구현화하여 그 욕망을 해소시켜주는 역할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바로 미소녀 게임이며, 주로 감정 이입과 성적 욕망의 투영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미소녀 캐릭터가 전면에 나서게 되는 것이고 그 중에서 ‘성적 판타지’의 해소는 인디 시절부터 쌓아온 긴 시간동안의 미소녀 게임, 특히 에로게의 몫이며 지금에 와서는 본질의 기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소녀 게임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적 판타지의 해소와 힐링과 공감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동안은 미소녀 게임은 결코 오타쿠 컬쳐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2-3. 미소녀 게임의 현재와 미래
스낵 컬쳐와 캐주얼화, 캐릭터의 상품화로 대변되는 지금의 서브 컬쳐의 트렌드가 어떠하며, 그 중 오타쿠 컬쳐의 기저에 있는 욕망 그리고 미소녀 게임의 본질과 역할을 부분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면, 미소녀 게임이 현재 실제로 어떻게 실현되어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모습으로 유지&발전되어 갈 것인지 그 미래는 과연 어떠한지를 예측하는 것도 즐기며 감상하고 수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지금의 미소녀 게임은 앞서 살펴본 ‘1. 장르 개관과 이해’를 참고하여 드러난 성향과 그 목적, 그리고 캐릭터 산업의 트렌드에 맞추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크게 6가지의 하위장르로 나누어 실현되고 있다고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편의적인 구분입니다.)
① 에로 시츄에이션 지향의 어드벤처 게임 (누키게)
② 연애 시뮬레이션형 가상 연애 게임 (연애 시뮬 혹은 미연시)
③ 캐릭터 기반의 연애 어드벤처 게임 (연애 어드벤처 게임)
④ 스토리 기반의 캐릭터 지향 게임 (캐릭터 게임)
⑤ 캐릭터 기반의 스토리 지향 게임 (스토리 게임)
⑥ 그 외 - SRPG, 인디 지향 게임 등
① 누키게와 ⑥ 특수한 목적성을 가진 게임들을 제외한다면, 주류라 불릴 수 있는 대부분의 미소녀 게임(에로게)들은 ② ③ ④ ⑤ 중 하나의 성향을 띠고 있으며 모두 게임에 있어서 이야기 내적으로는 등장인물, 히로인,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게임 외적으로는 굿즈, 상품화의 대상이 되는 ‘미소녀 캐릭터’가 근간이 됩니다. 더 이상 단순히 스토리텔링의 소모품으로서 캐릭터가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지요. 물론 여전히 ⑥에 해당되는 SRPG를 비롯한, 독자적인 게임관과 활력을 가진 작품은 PC 미소녀 게임이라는 에로게 20여년의 역사와 장르 특성 상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만, 주류를 형성하기에는 그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무척 미미하며 SRPG와 같은 하이브리드 장르의 경우 현실적인 제반 여건 상 에로게 내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내기는 어렵습니다. (주로 소수의 전문 브랜드만이 이러한 게임을 개발) ①의 경우에도 그것이 ‘에로게’인 이상 지속적으로 오타쿠의 성적 판타지의 실현을 돕는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겠지만 이 역시 미소녀 게임의 총체를 대표하는 장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⑥의 예시 2) 天秤のLa DEA。 戦女神MEMORIA - (エウシュリー, 2014). 앨리스소프트와 함께 SRPG 에로게를 만드는 양대 산맥 브랜드.
②의 경우엔 비록 과거에 비해 그 수가 줄어들고 조작성이 최소화되는 현대의 트렌드에 맞지 않기 때문에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꾸준하게 특정 브랜드들을 통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이 장르만이 갖는 고유성 - 플레이어와 게임 내 주인공의 동일성 - 은 서로 비슷한 목적의 ③보다 더더욱 ‘가상 연애’의 실제성을 유저들에게 선사해줄 수 있습니다. ③은 비록 플레이어와 게임 내의 주인공이 동일시되진 않지만, 그들의 스토리텔링보다 주인공과 미소녀 캐릭터(히로인)과의 교류&교감, 궁극적으로는 연애와 그 묘사에 목적을 둔 게임으로 소위 ‘이챠러브(연애묘사)’가 매우 적극적으로 게임에서 실현됩니다. ②, ③의 상업적 전략은 따라서 플레이어들(오타쿠)의 다양한 취향들을 우선적으로 캐릭터의 조밀한 설정과 일러스트, CV 등으로 ‘저격’하는 데에 있습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를 말그대로 ‘공략’하며 다양한 일상의 시츄에이션, 연애묘사, 에로 등의 성적 판타지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은 시대를 불문하고 아주 매력적이죠. (웃음) 하지만 반대로 플레이어의 취향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이러한 게임들은 자연스레 빛을 볼 수 없게 됩니다. 어쩌면 매우 대중적이지만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는 받을 수 없는, 그 아이러니한 밸런스가 공존하는 장르이기도 하죠.
③의 예시 - Making*Lovers (SMEE, 2017), 'キス' 시리즈 (戯画)
6가지 하위 장르에서 주목해야 할 장르는 바로 ④, ⑤입니다. 그만큼 소위 ‘오오테(메이저)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장르들이기 때문인데, 이는 미소녀 게임 내에서 가장 많은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동시에 플레이어로 대변되는 오타쿠들의 욕망을 가장 잘 포착하고 있다고 해도 지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가 이야기 속에서 엄연한 ‘주역’으로 활약하며 스토리텔링에 활력을 부여하기를 원하며, 반대로 시나리오를 통해서 히로인이 진정한 ‘캐릭터성’을 성취하게 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즉 ②, ③과 달리 ④, ⑤가 갖는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시나리오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미소녀 캐릭터(히로인)를 적극적으로 상정하고 표현하여 그 과정 속에 캐릭터의 매력과 주인공과의 교감을 그리려 하지만, 동시에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 어느 것에 더 초점을 맞추어 방향성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성향과 목적이 달라지며 결과적으로 ④, ⑤ 양자의 차이점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물론 원리적으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 이 양자는 결코 ‘상호배타적’이지는 않습니다만, 현실적인(어른의) 이런저런 제반 사정 등으로 인해 양자 중 하나에 더 집중하게 되는 양상을 자주 띠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차이를 파악한 후 특정 게임을 소위 캐릭터 게임(캐러게), 혹은 스토리 게임(스토리게)라고 자주 부르고 있는 것이죠.
④의 예시) 화이트 앨범 2 (Leaf, 2011).
6가지 하위 장르에서 주목해야 할 장르는 바로 ④, ⑤입니다. 그만큼 소위 ‘오오테(메이저)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장르들이기 때문인데, 이는 미소녀 게임 내에서 가장 많은 상업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동시에 플레이어로 대변되는 오타쿠들의 욕망을 가장 잘 포착하고 있다고 해도 지장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캐릭터가 이야기 속에서 엄연한 ‘주역’으로 활약하며 스토리텔링에 활력을 부여하기를 원하며, 반대로 시나리오를 통해서 히로인이 진정한 ‘캐릭터성’을 성취하게 되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끼기도 합니다. 즉 ②, ③과 달리 ④, ⑤가 갖는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시나리오에서 주역으로 활약하는 미소녀 캐릭터(히로인)를 적극적으로 상정하고 표현하여 그 과정 속에 캐릭터의 매력과 주인공과의 교감을 그리려 하지만, 동시에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 어느 것에 더 초점을 맞추어 방향성을 설정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성향과 목적이 달라지며 결과적으로 ④, ⑤ 양자의 차이점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물론 원리적으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 이 양자는 결코 ‘상호배타적’이지는 않습니다만, 현실적인(

물론 현실적인 사정을 뛰어 넘어 이 양자를 모두 성취하는 보기 드문 황금비의 게임도 엄연히 존재한다. 필자는 굳이 따진다면 이 게임을 ④로 분류한다.
오타쿠들이 과거 ‘페이트 시리즈’에서 열광하고 여전히 팬덤을 두텁게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성적 판타지’와 현대 모에화의 결합뿐만 아니라, 장르(⑤)가 갖는 내부적인 활력 - 판타지가 주입되고 모에화가 된 미소녀 캐릭터가 장대한 스토리텔링 안에서 활약하는 그 모습 - 이 거대한 상상력과 함께 구체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트 시리즈’가 지금까지의 미소녀 게임 역사 상 ⑤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하기엔 지금의 트렌드에 비추어보면 어려울 수 있지만, 장르 구분을 넘어 미소녀 게임만의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 역량을 가장 잘 발휘했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적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이트 앨범 2>는 ④의 이상적인 모습을 가장 가깝게 그려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둘은 게임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수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상업적인 가치와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오랫동안 ‘명작’으로서 칭송되어 왔습니다.
④의 예시) 千恋*万花 (ゆずソフト, 2016)
⑤의 예시) 千の刃濤、桃花染の皇姫 (AUGUST, 2016)
현재의 시점에서는 하위장르 ④, ⑤가 잘 실현되어 있는 게임들이 몇 몇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과거보다 더 캐릭터의 상품화가 진전된 서브 컬쳐 시장에서 점차 까다로워지고 다양화되는 유저들의 입맛을 골고루 만족시키기엔 매우 어려우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어려운만큼, 미소녀 게임의 활력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앞으로의 미소녀 게임이 다시금 깊게 파고들을만한 가치가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오오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④ 혹은 ⑤로 구별되는 미소녀 게임을 만들려 애쓰고 있고 실제로 일부 성취를 거두는 경우도 등장합니다. 종종 메타픽션적 요소를 삽입하여 일종의 ‘충격 요법’으로 주목을 받는 게임들도 있습니다만, 엄연히 ‘픽션’을 기반으로 한 ‘미소녀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기본기’로 승부를 걸어야 작품 및 브랜드가 지속성을 얻을 수 있고(실제로 과거, 현재 이러한 브랜드들이 팬덤을 가진 메이저로 성장해 왔음),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의 실현, 이 양자 간 밸런스와 상상력, 독자성에 미소녀 게임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타쿠들이 과거 ‘페이트 시리즈’에서 열광하고 여전히 팬덤을 두텁게 보유하고 있는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성적 판타지’와 현대 모에화의 결합뿐만 아니라, 장르(⑤)가 갖는 내부적인 활력 - 판타지가 주입되고 모에화가 된 미소녀 캐릭터가 장대한 스토리텔링 안에서 활약하는 그 모습 - 이 거대한 상상력과 함께 구체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트 시리즈’가 지금까지의 미소녀 게임 역사 상 ⑤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하기엔 지금의 트렌드에 비추어보면 어려울 수 있지만, 장르 구분을 넘어 미소녀 게임만의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 역량을 가장 잘 발휘했다는 점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적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화이트 앨범 2>는 ④의 이상적인 모습을 가장 가깝게 그려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 둘은 게임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수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상업적인 가치와 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며 오랫동안 ‘명작’으로서 칭송되어 왔습니다.

현재의 시점에서는 하위장르 ④, ⑤가 잘 실현되어 있는 게임들이 몇 몇 존재하기는 합니다만 과거보다 더 캐릭터의 상품화가 진전된 서브 컬쳐 시장에서 점차 까다로워지고 다양화되는 유저들의 입맛을 골고루 만족시키기엔 매우 어려우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어려운만큼, 미소녀 게임의 활력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앞으로의 미소녀 게임이 다시금 깊게 파고들을만한 가치가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오오테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④ 혹은 ⑤로 구별되는 미소녀 게임을 만들려 애쓰고 있고 실제로 일부 성취를 거두는 경우도 등장합니다. 종종 메타픽션적 요소를 삽입하여 일종의 ‘충격 요법’으로 주목을 받는 게임들도 있습니다만, 엄연히 ‘픽션’을 기반으로 한 ‘미소녀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기본기’로 승부를 걸어야 작품 및 브랜드가 지속성을 얻을 수 있고(실제로 과거, 현재 이러한 브랜드들이 팬덤을 가진 메이저로 성장해 왔음),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의 실현, 이 양자 간 밸런스와 상상력, 독자성에 미소녀 게임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④의 예시) 金色ラブリッチェ (SAGA PLANETS, 2017), ノラと皇女と野良猫ハート2 (HARUKAZE, 2017)
2017년도 게임 중 ④를 가장 잘 실현했다고 평가받는 게임들
⑤의 예시) 景の海のアペイリア (シルキーズプラス, 2017)
2017년도 게임 중 ⑤의 모습을 가장 잘 실현했다고 평가받는 게임 중 하나
예시) Key의 Summer Pocket (2018)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미소녀 게임은 각각의 성향과 특징, 목적 및 의도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띤 게임으로 구체화되며 오타쿠들의 복잡다단한 욕망들을 해소시켜주는 데에 여전히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시장 자체의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상업적으로도 쇠퇴기에 놓여 있지만, 오오테 브랜드들의 ‘좋은 게임’으로 상징되는 환원 의식과 플랫폼의 다양화, 전연령화 등의 다양한 노력들이 여전히 기울여지고 있고 업계 전반적으로 캐주얼하고 ‘밝은’ 게임들이 대세였다면 다시 조금씩 ‘시리어스’함에 대한 고찰과 시도 등이 엿보이기도 하는 등 게임 내적으로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미소녀 게임의 ‘미래’에 대해서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면에서 한정적으로 다뤘습니다만, 지난 칼럼 5(<에로게, 엔터테인먼트로서의 '특별한 경험'의 중요성>)와 함께 연상한다면 부족한 부분을 일부 채울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의 칼럼으로부터 약 3년만의 갱신인데, 미숙한 부분이 포스팅 과정에서 느꼈고 보충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내용과 관련하여 지적해주실 분들은 스스럼 없이 지적해주셨으면 좋겠고, 끝으로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__)
하운나래.
하운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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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주신 분>
토와시온아이(永遠シオンあい) - 에로게의 다크사이드




덧글
그런데 네코파라가 비누키게였군요? 스팀 리뷰란에 보면 그렇고 그런(?) 기대를 품고 구입한 사람들이 많던데요. 평도 '압도적으로 긍정적'ㅋㅋ
힘든 것보다는 저도 작성하면서 이래저래 정리된 게 많아서 스스로도 퍽 도움이 많이 되었기에 긴만큼 보람도 나름 있었던 거 같네요.
네코파라가 이전에 언급했던 것처럼 넓게 보면 경계선상에 위치해 있기에 누키게로 판단하고 플레이해도 전혀 상관 없을 정도의 에로의 수준과 정도, 모션(...) 등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들 H요소만 감상하려고 구입해도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을 것 ㅎㅎ) 다만 그렇다고 해서 네코파라가 누키게라고 하기엔 부각되는 다른 면모가 많아서 비누키게로 분류했고, 에로스케에서도 실제로 비누키게로 분류하고 있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양자가 차이점보단 공통점이 더 많기 때문에 '굳이' 엄밀히 분류하자면 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이상점'을 가정한다면 양자의 차이는 없어지는 게 맞아요.
다만 본문에서 언급한대로 현실적인 여러 이유로 대체로 캐러게라고 생각되는 물건들은 스토리텔링 자체에 큰 목적을 두진 않고 책임도 지지는 않죠. 일명 에로게식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는 게 많기도 하고.
만약 월등한 완성도의 스토리게라고 불리는 것들이 없었다면 이 분류가 의미가 없었을 거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최근 괜찮다고 여겨지는, 잘 만든 게임은 양자의 구분이 확실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론 역시 그게 이상점이기도 하고...(화앨2). 다만 양자를 모두 성취하려면 플레이 타임의 절대치와 스토리텔링의 양적 분량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여유가 있는 오오테 브랜드가 아닌 이상 이렇게 게임 만들다간 굶어 죽어버리니까 1~2년 단위의 제작으론 어느 한 쪽 (특히 캐러게 쪽)으로 치중될 수밖에는 없죠 ㅜ 그리고 시장 규모 자체도 점점 쇠퇴하고 작아지니까 이 악순환이 계속되고..
그래서 Key와 같은 팬덤과 인지도를 갖춘 오오테 브랜드가 진부한 말이지만 '좋은 게임'을 만들고 결과물을 내야 이 시장도 다시 활력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실제로 오오테는 아니지만 종종 괜찮은 게임이 나오고 호평을 받으면 그 브랜드의 신작은 예약량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확실하게
피드백 받기 때문에 그저 찍어내는 게임이 아닌 좀 더 궁리를 기울인 게임을 유저들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 선순환이 계속될 때,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 양자의 편의적인 구별은 의미가 없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장르 분류에 대해서는 그 50%의 인원에 들어갑니다. 목적에 따라서 분류하는 게 가장 편해보이더군요. 현재 저는 누키게도 캐러게 속으로 집어넣어서 단순하게 스토리게&캐러게의 이분법으로 분류하고 있었는데, 하운나래님의 새로운 분류기준을 접하니까 상당히 흥미롭고 와닿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특히 흥미로운건 캐러게를 또 두 분류로 나누신 거네요. 캐릭터 기반으로 스토리(갈등요소)를 전개할 거냐, 캐릭터 기반으로 연애 시뮬레이션에 주목할 거냐..... 리뷰 시작할 때부터 이렇게 세부적으로 보는 법을 알았더라면 요즘 평가하는 기준에도 그렇게 반영했을텐데, 꽤 아쉽네요 ㅎㅎ
하운나래님도 다른 분들도 다 확실하게 느끼시고 계시겠지만, 하운나래님이 정해주신 1~6의 장르 구분이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요즘 스토리게도 장난 아닌 에로도를 갖추는 경우가 늘고 있고, 미만경4나 새댁 코요미처럼 스토리에 신경쓰는 부류들도 점점 늘고 있네요. 금색 러브리체처럼 캐릭터 기반의 스토리를 감동의 물결로 승화시키는 고급적인 전개까지 나오는 마당이니..... 하운나래님 말씀대로 이러한 힐링과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임팩트가 계속 나오는 한, 에로게 산업은 계속 유지될 거라는 데 격하게 공감됩니다 ㅎ
<미소녀 게임의 본질>에 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하나 말씀드리자면, 요즘 작품에서 보이고자 하는 "테마"가 굉장히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에 언급은 없었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놀이인 "전통 주사위놀이(스고로쿠)"와 "일본 관광지의 가을 풍경"을 잘 결합한 <모노노아와레는 채색의 무렵>이나, "에도시대 말 봉행 수사물"과 "봄의 풍경"을 테마로 한 <벚꽃 재판>처럼, 일상에서는 경험하기 힘들었던 판타지 요소들이 들어가서 너무나도 흥미롭더군요.
한편으로는 노라토토2나 금색 러브리체처럼 지나치기 쉬운 인생이야기를 아름답게 꾸며내는 테마도 유명해졌고, 요즘 막 핫해진 <리얼리즘>패러다임의 테마도 주목할만 하네요.
그런고로 이 "테마"라는 것이 많은 대중들에게 공유되기 쉬우면 쉬울수록 수작의 반열에 올라서는, 그런 시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ㅎ
하운나래님의 포스팅을 보니 저도 손가락이 쑤시네요(웃음). 이제 막 17년도 신작들을 마무리했기에, 이번주는 에로게 플레이 대신 17년도 총평과 캐릭터 속성 정리를 할 예정입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을 담은 이 포스팅을 먼저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네요. 다음 포스팅 때 뵙겠습니다 ㅎㅎㅎ
사실 저도 작성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부분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까다롭게 세분화할 정도로 큰 의미를 가지냐, 거기까지는 또 아니라고도 봅니다. 다만 이제 이러한 부분들에 포인트가 더 있으니, 여기에 더 집중해서 작품을 수용하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제언 정도의 성격으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디까지나 기준이나 분류 등은 정립이 확실하게 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감상자&리뷰어 개개인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테마>는 이야기 중심의 콘텐츠라면 점점 더 중요성이 커지는 핵심이 된다고 저도 생각해요. 과거엔 소위 미소녀들이 '등장'하고, 학원을 배경으로 하는 순애물이라는 점만 갖고도 일러스트&그래픽이 좋거나 하면 곧잘 주목을 받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이 상향 평준화를 거치면서 결국 장르를 불문하고 어떤 테마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다채롭게 사용할 것인가, 혹은 어떤 콘셉트로 밀고 붙일 것인가에 대한 밀도 있는 궁리가 선행되지 않으면 묻히기 쉽상이니까요. 이는 어쩌면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도 생각합니다.
클로젯 역시 압도적인 작화로 에로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죠.
비교적 최근에 뜬 회사(?) 에 가까운 마멀레이드 역시 이런 캐러게 + 누키게 성이 짙은 게임들을 내고 있구요.( 순애 누키게라는 장르로 많이 불리는것 같아요). 15년 스미레의 작품인 나와 사랑하는 폰코츠 악마 역시 이런 강한
색깔로 히트에 성공했죠.(물론 예시로 든 작품마다 1,3번의 비율이 확실히 다르게 섞이긴 했지만..)
반면 전통적인 순수 순애물만을 추구하던 회사들은 과거에 비해 다소 하락세를 겪고 있는것도 사실인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윈드밀이나 후크 등이 있겠네요. 연애물이라는 장르를 극도로 잘 활용하고 있다는 스미 정도를 제외하면.. 그나마 최근에 반등을 한 사가나 여전히 판매량 하나는 잘 나오는 럼프 오브 슈가 정도가 있을까요. 그나마 이 회사들도 과거에 비하면 확실히 에로도를 높이는거에 신경쓰는게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여러모로 시장이 많이 바뀐것 같아요. 사실 요즘은 무거운 스토리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과거보다 늘었다보니..(그래서 다소 극단적인 스토리라고 볼 수 있던 금색 러브리체의 좋은 평가에는 환호를 보내기도 합니다. )
말씀하신대로 최근에는 정말로 '누키게'에서 주로 보여줬던 에로 시츄에이션의 강도와 표현 수위들이 다른 장르에까지 넘어와서 강조되는 양상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죠. <금색 러브리체>에서도 에로 신의 시츄에이션이 3P, 미약 등 마치 누키게마냥 강조되기도 했었고요. '성적 판타지'라는 에로게의 본질을 따져봤을 때 어쩌면 필연적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작품의 밸런스나 분위기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에로 요소를 최대한 증폭시키려는 것이 오오테, 마이너 할 것 없이 에로게 전반적인 분위기이지 싶습니다.
흥미로운 분석글 잘 읽었고, 먼저 열심히 조사하고 생각하신 것 같아 감탄이 나온다는 말 전해드리고 싶네요.
한 가지 궁금한 건, 굳이 Xuse사의 저 게임을 왜 6번으로 분류한 건지 궁금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왜 저 게임을 6번의 대표주자라고 꼽으셨는지 알고 싶어요. '대표'라는 말이 성립하려면 6번에 해당하는 게임들도 한데 묶일 수 있는 어떤 특징이 있다는 건데, 하운나래 님이 생각하는 그 기준이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약간 애매하긴 하지만 제가 이 작품을 접했을 때는 나름 신선한 스토리게라는 정도의 느낌이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XUSE의 신의 게임을 6번으로 분류한 것은 앞서 본문에서 분류한 4,5번 하위 장르는 모두 '지금의' 캐릭터 지향의 트렌드 아래에서 만들어지는 캐릭터성이 크게 가미된 게임들이기 때문인데, 해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노센트 그레이의 자극성이 짙은 미스터리 게임들 또한 저라면 모두 6번으로 분류할 생각입니다. 실제로 예시를 이노그레의 게임들로 들으려다가 기왕이면 최근의 좋은 평을 받은 게임을 골랐습니다.
신의 게임은 자극적인 의도성과 특수한 목적-극단적으로 제시된 환경 속에서 행동/사고하는 인물들을 그리는 것-을 가진 다분히 스토리 지향의 게임인데, 무엇보다 트렌드에 얽메이지 않고 자신들의 게임들을 보여주기 위한 타협 없음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려 했고 그러한 인디적 활력을 지향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서 6번으로 고른 것입니다. '6번 그 외'의 항목들은 이처럼 주류로 편입되는 요소들-상업성을 의식한 요소들-로 꾸려진 게임은 아니지만 고유의 활력을 드러내고자 하는 게임들을 가리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신의 게임은 원작인 18금 소설 사이트에서 호평받은 원작 인터넷 소설을 게임화(노벨라이즈화)한 것이기도 합니다. 다른 에로게들과 시작점부터가 다르죠.
만약 단순히 제가 정한 1~6중 하나가 아닌, 누키게냐, 캐러게냐, 스토리게냐 의 삼분법으로 나눈다면 당연히 모두 후자로 분류할 것이고 그 이외엔 선택지는 없다고 생각해요. 편의적으로 4,5번을 각각 캐러게, 스토리게라고 축약했지만, 어디까지나 지금의 캐릭터 트렌드를 '의식한' 게임들을 중심으로 분류한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자면 살짝은 또 다르다고 봐요. 이 뉘앙스가 다분히 경험적인 것에서 비롯되는 거라서 공감받지 않을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합니다.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__)
조언을 받아 기타 항목에 내용을 보충하고 에우슈리, 앨리스소프트의 게임와 같은 SRPG 류의 하이브리드 게임도 명시했습니다.
지적해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굳이 이 쪽을 강조한 건 마이너 장르가 미소녀 게임적 요소를 하나의 유인으로 이용하는 것도 무시하기 힘들다 보기 때문입니다. 크게는 SRPG나 DRPG에서부터 작게는 모에파치나 탈의 마작까지 - 이들의 공통점이 각각은 이제 게임계에서 마이너 장르에 속한다는 거죠. 물론 개별적으로 보자면 엑스컴, 발키리 프로파일, 세계수의 미궁 시리즈 등 명작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체 장르 상으로는 시들어가고 있는 게 맞습니다. 이제 이런 마이너 장르에서 돌파구로 미소녀 게임이라는 형태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고, 이는 어드밴처 게임이 미소녀 요소랑 결합한 것과 비슷한 생존 방식이죠. 일례로 비주얼 노벨 계만 해도 처음 시작은 '카마이타치의 밤' 같은 사운드 노벨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장르에서 대다수의 회사는 결국 한계를 보았습니다. 지금 정통파 노벨 게임 회사 중 살아남은 건 춘소프트 정도죠. 그런 회사들 중 생존 전략 중 하나로 미소녀 요소와 결합을 해서 살아남은 회사들이 이은 계보가 현재의 노벨 미연시 회사들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과거의 사례를 봤을 때 전 현재 SRPG, DRPG, 혹은 슈팅(이건 마이너 취향은 아니지만 아례 사례가 있기에 넣었습니다) 등의 마이너 취향 장르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초차원게임 넵튠 시리즈, 걸 건 시리즈, 아키바 스트립 시리즈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이들도 그 자체 장르의 포화성을 돌파하기 위해서 미소녀 요소를 끌어드린 것이고, 향후 상황을 봤을 때 이런 유입으로 인한 미소녀 게임의 외연 확대는 무시하기 힘든 수준일 것입니다. 물론 위에 언급한 게임들이 18금은 아니지만 그 전초전이라 볼 여지는 충분하죠. 적어도 전연령 게임들은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도 머지않아
보이구요. 이 글이 미소녀 게임의 '현재'를 다루고 있다면 이들은 분명 무시해도 좋을 수준이지만, '미래'를 논하는 입장에선 노벨 게임의 초창기와 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장르 게임들을 단순히 비주류라는 단정적 표현을 쓰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우려가 되는 것이 현재 RPG, 액션, 슈팅 등이 노벨 게임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세인 것처럼 미소녀 게임 내에서도 미래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은 건데... (쉽게 말하면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몰아내듯) 여기까지 논하려면 아예 새로 글을 파야 할테니 그치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사실 이렇게까지 자꾸 답글을 쓰는 것도 어떻게 보면 민폐라고 볼 수 있으니 죄송스럽기도 하구요. 다만 단순히 이런 하이브리드 장르들을 미소녀 게임의 비주류라고 볼 것이 아니라, 길게 보면 이들이 기존 미소녀 게임의 대세(노벨 게임 주류)를 흔들 수 있을 만큼 잠재성이 큰 세력이라는 걸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과거 노벨 게임의 사례를 보았을 때 말이죠.
우선 말씀해주신 내용의 핵심인 '미소녀 게임의 외연 확대'는 제 생각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미소녀 게임의 주류는 상업 시장의 개척 등의 목적으로 전연령화가 된 브랜드 & 게임들의 확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성적 묘사’가 빠질 수 없는 19금 레이블의 에로게이며, 이들 회사 중에서도 SRPG 등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에로게를 만드는 곳은 매우 한정적이고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라서 이들 브랜드의 숫자가 더 늘어나거나 혹은 팬덤을 한층 확보한 지금의 오오테 브랜드들이 그러한 본격 게임을 포함시킨 에로게를 만들지 않는 한 말이죠. 몇몇 브랜드들이 DMM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음에도 번번이 실패하는 것은 DMM 측에도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소녀 게임 브랜드들의 미숙함은 물론이고 '게임성(요소)'을 메인으로 삼으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명실상부 가장 성공한 에로게 브랜드 TYPE-MOON이 만든 에로게 ‘페이트’의 본격(?) 게임인 페이트 그랜드 오더만을 보더라도 알 수 있듯, 결국 이들과 이를 소비하는 팬덤의 목적은 게임 자체의 게임성에 있다기보단 캐릭터와 스토리의 소비에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심지어 미소녀 게임을 소비하는 소비층의 대부분은 복잡한 조작성을 선호하지도 않습니다.(물론 페이트를 딴 다른 타이틀도 다수 있습니다만 메인은 게임성이 아닙니다.) 이는 노벨 게임들 내부의 선택지들이 점차 줄어들거나 간소화되는 경향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 말이죠.
즉, 말씀하신 미소녀 게임의 외연 확대가 유의미한 수준에서 이뤄지기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게임이 주류가 되거나 노벨 게임과 유의미한 경쟁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며, 이들이 나아가 상업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는 전연령 히트작을 만들어서 플레이어들의 인식의 틀을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현재의 시점으론 무척 어려워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히려 에로게 내부에선 위에서 언급했듯 점점 더 조작성이 없는 노벨 게임으로 역행하고 있습니다. 용어에서 혼란을 불러올까 본문 초기에도 전제하고 넘어갔습니다만, 제가 에로게가 아닌 ‘미소녀 게임’이라고 확대한 것은 단순히 에로게를 업으로 삼는 소수의 브랜드들이 ‘전연령’ 게임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이유밖엔 없습니다. 미소녀는 일종의 '캐릭터 산업'의 상징이자 상품화의 대상이 되는 것이고, 범적인 오타쿠 컬쳐에 있어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도 하다보니까 정말로 넓게 생각한다면 미소녀를 등장시키는 게임을 ‘미소녀 게임’이라고 칭해도 무리는 없겠습니다만, 본문 초기에 전제한대로 말씀해주신 사운드 노벨 등의 시초와 같은 '스토리텔링'을 뿌리를 둔 게임으로 한정 지으려 합니다. 물론 앨리스소프트나 에우슈리와 같은 본격 게임을 만드는 곳은 이 시작점과는 퍽 다릅니다만, 현실적으로 ‘성적 묘사’가 전제된 같은 에로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구태여 같은 미소녀 게임 범주로 포함시키는 것입니다. 왜냐면 현실에서의 시장은 장르성보단 ‘연령 레이블’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미소녀 게임(에로게) ‘내부’에서 먼저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미소녀 게임의 외연 확대는 이루어지기 어렵고, 또 다른 방법으론 ‘외부’에서 에로게 브랜드들이 하는 것마냥 ‘19금’ 레이블을 달고 성적 묘사를 탑재한 후 이쪽 시장에서 경쟁하여 플레이어들을 끌어들이는 본격적인 SPRG 등의 게임을 만들어 히트를 치지 않는 이상, 이 썩어버린 고인물을 바꾸기에는 쉽지 않고, 결국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우리가 미소녀 게임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고 한다면, 노벨 게임 내부에서밖엔 찾을 수밖에는 없다는 일종의 원점회귀의 결말로 귀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말씀하신대로 미소녀 게임을 골고루 즐기는 플레이어의 입장에선 주류인 노벨 게임을 흔들고 현재 비주류인 잠재성이 있는 하이브리드 장르들이 더더욱 치고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만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어떠한 계기나 흐름, 트렌드의 변화 혹은 거대 자본의 투입 등이 미래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면 역시 장르상의 ‘포텐셜’을 충분히 인정하고 언급하는 것밖엔 역할이 없을 것 같군요.
만약 정말로 더 확대되고 유연한 의미에서 ‘미소녀’를 소재로 한 마이너 게임들까지 포괄하고자 한다면 이는 제 식견만으론 부족한 주제이고, 한 개인이 정리하기는 좀 버겁다고 생각해서 함께 내용을 채울 공저자가 필요하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상당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한데...아무튼 양질의 코멘트를 주신 덕분에 이것저것 틈을 채워나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아무래도 저 혼자서는 이런 꼼꼼함을 발휘하기가 어렵다보니 ㅜ
현재 하이브리드 계열 게임의 대다수들은 냉정하게 보면 양쪽을 모두 만족시켰다고 보긴 힘든 건 사실이죠. 그들 대다수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살리기보다는 떨어지는 역량을 미소녀적 요소를 도입해서 커버치는 거에 가까운 상태니까 말이죠. 이는 굳이 예를 들것도 없이 수많은 동인 게임들이 증명하니 넘어가도록 하죠. 심지어 수작이라 불리는 작품들 조차 하이브리드로서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네요. 앞서 제가 마이스터 시리즈를 캐러개라고도 스토리게라고도 보기 애매하다고 말씀드렸는데, 바꿔말하면 미소녀적 요소는 양념적 요소에 지나치지 않는다는 말로 볼 수 있네요. 이 분야에서 수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히로인과 주인공이 마지막에 정사신을 갖는 걸 게임에 묘사했더니 미소녀 게임이 되었다' 정도로 정리되니... 진정한 하이브리드로서의 수작이 나오려면 아직 머나먼 이야기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만 더 언급하고 싶은 건, "여기서 ‘미소녀 게임’이란, 단순히 2D/3D로 캐리커처화 된 ‘미소녀’가 게임 내에 등장하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 노벨’, ‘비주얼 노벨’ 등으로 달리 불리기도 하듯 ‘각본/시나리오(텍스트)’의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한 사운드(BGM, 효과음 등), 그래픽(일러스트, CG 등) 등이 한 데 모인 종합 콘텐츠이자 매체를 기반으로 한 게임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 라는 서두의 정의에는 연령에 대한 정의(19금)을 추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중요한 이유가, 사실 위에서 전개한 제 하이브리드 장르에 대한 생각도 전연령 분야의 '미소녀 게임'은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거 아닌가 혹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지 않은가하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말이죠. 실제로 5pb사의 공상 과학 어드밴처, 카도가와 사의 루트 레터라든가, 아니면 니폰이치의 하야리가미 시리즈 등등의 어드밴처 게임들은 충분히 저 정의에 들어가지만 이걸 미소녀 게임이라 부를 수 있는지 생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앞서 언급한 카마이타치의 밤도 리메이크에서는 미소녀 그림체로 나왔고 말입니다. 나이로 문제 삼을 수도 있지만 어차피 기존의 미소녀 게임들도 히로인이 전부 대학생 이상인 것도 많으니까요. 물론 대부분의 독자는 알아서 이해하겠지만, 저처럼 노벨 게임 자체에 관심이 있어서 미연시를 접한 사람들이 볼 땐 저 정의는 갸우뚱하게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전연령 게임들이 19금의 단순 이식 수준이었던 시절에 비하면 순수 전연령의 슈타인즈 게이트나, 리라이트(이건 에로게 브랜드 출신이었기에 넣었지만) 같은 게임의 성공 사례가 종종 나오는 마당에 이 업계가 왜 위기인건가 싶을 수도 있으니까요.
여담으로 제가 생각하는 에로게 시장이 점차 죽어가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소위 ‘모에(캐릭터)’의 주도권의 상실과 노벨 게임으로서의 힘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과거 PC 게임의 부흥기(90~00년대) 때는 그 주도권이 에로게에 있었다고 할 수 있고(에로게 원작 애니메의 양적 대두), 그에 맞춘 활력을 가진 게임들이 많이 등장했으며 ‘페이트’뿐만 아니라 Key를 선두주자로 한 소위 ‘나키게’라고 일컫어지는 ‘장편’ 스타일의 에로게가 여전히 그 잔재가 남아있을 정도로 당시 보편화되기도 했었죠. 하지만 점차 에로게뿐만 아닌 다른 오타쿠 장르의 활성화와 대중화(주로 라노벨), 거대 자본과 시간을 가진 양과 질에서 압도적인 ‘순수’ 전연령 게임의 등장 등으로 인해 과거 에로게‘만이’ 지녔던 고유의 영역을 많이 빼앗기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즉, 에로게가 오타쿠 컬쳐 내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영역이 줄어들었다고 봐요. 때문에 소위 ‘스토리게’ 매니아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활력을 더 이상 에로게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주요 소비층에서 벗어나 라노벨, 순수 전연령 노벨 게임 등으로 빠져 등을 돌렸고, 남은 것은 캐릭터 산업과 손을 잡은 ‘캬라/모에게’들이라 할 수 있죠. 아예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여기엔 과거와 같은 스토리텔링의 활력과 깊이를 찾기가 아무래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에로게’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할텐데, 현재의 시점에서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성의 저울질(특히 캐릭터성의 강조)과 에로 시츄의 강화로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확립해오고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궁리하여 파고들어 에로게만이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에 미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최근의 명작이라는 에로게 들을 보면 아쉽긴 하네요. 물론 사쿠라의 시, 금색 러브리체,
등이 명작인 건 부정하지 않지만... 이들 '명작'들의 특징을 보면 대체적으로 에로게에 머물긴 아깝다는 말이 많죠. 바꿔 말하면 이들은 노벨 게임으로서보면 명작이라 부를 수 있지만, 에로게로서의 명작이라고 보기는 의문이 든다는 생각입니다. 이왕 에로게로 방향을 돌렸으면 에로게로서만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을 그려낸 명작을 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의미에서 과거 Key 사의 나키게들도 노벨 게임으로서 명작이라 생각할 수 있을 지언정, 에로게로서의 명작은 마찬가지로 아니라고 생각해요. 언급하신 대로 이렇게 H신이 양념을 친 정도의 스토리로 나가면 대기업이 전연령으로 치고 들어오면 중소 브랜드들은 밀릴 수 밖에 없으니까요. 차라리 유포리아나, 킬러 퀸, 아니면 위에선 언급하신 신 게임 처럼 극한 상황으로 심리극 or 화이트 앨범 2, 스쿨데이즈 등의 질퍽한 치정물 같이 에로게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스토리, 그런 게 에로게가 나아가야 할, 단순 전연령 노벨 게임과 차별해야 할 지향점이라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물론 이건 스토리게적 관점에서 본 장래이고 그냥 캐러캐나 누키게로 나갈 순 있겠죠. 어쨌든 가장 싼 비용으로 H신을 넣을 수 있는 게임은 아직까지는 노벨 장르인 것 같으니까 말입니다. 현실적으로 에로게가 살아남으려면 이 방향이 맞는 것도 같구요. 이는 제가 노벨 게임의 하위 장르로서 에로 노벨 게임을 좋아하는 것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스토리게를 추구하는 시점에선 언제까지 이런 타협이나 하고 있을 건가 하고 불만이 생기거든요. 특히나 오오테 브랜드 쪽 작품들은 전연령 이식을 너무나 쉽게 하던데, 이건 애초에 이 작품에서 에로게로서의 요소는 양념에 지나치 않았다고 셀프인증하는거죠. 애초에 이 작품의 이야기는 에로가 없이도 90% 이상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하는 건데 그럼 처음부터 에로게로 내놓지 말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입니다. 이런 게임이 유행할 수록 정작 에로게로서만으로서의 특색을 살린 작품들은 이식이 어렵다는 이유로 도태될 수도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나름 잘 팔렸다고 쉽게쉽게 전연령으로 이식해서 에로게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절하하지 말았으면 하는데... 결국 이것도 기업이다 보니 자본의 논리에 굴복하는 거겠죠.
p.s. 이거 글이 길어지니까 댓글 달기 불편하긴 하네요. 여담이지만 과거 게시물에도 댓글을 달아도 될련지요? 과거 칼럼들도 흥미로운 주제를 다룰 것 같은데 과거 게시물이라서 괜히 댓글 달기가 그러네요. 물론 대답을 안 하시면 그만이겠지만...
P.S. 과거 게시물에도 댓글을 달아주셔도 상관없고, 오히려 달아주시면 고맙죠. 게시 날짜 상관없이 댓글 자체는 모두 확인하고 또 답글을 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칼럼 서두에도 썼듯 건강한 의견 교환이 유저들의 수준뿐만 아니라 이쪽 콘텐츠 전반의 인식 수준을 높여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댓글은 환영입니다! (__)
선뜻 분류하기 어려운 RPG 등의 하이브리드 게임들은 세밀하게 살펴보면 게임 내 게임 요소가 투입되었을 뿐인데 선뜻 능욕 / 스토리게 / 캐러게 등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이유가 창작자/플레이어(소비자)가 해당 게임에 갖는 기대와 방향성, 목적이 복잡다단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라서 그렇습니다. 더 깊이 파고든다면 아예 이런 하이브리드 장르만을 따로 모아서 더 세분화 하는 게 옳겠습니다만 저 개인적인 힘으로는 좀 어렵네요 (ㅜㅜ)